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긴급히 논의할 일이 있다며 회장이 간부들을 소집 회의를 시작 회장이 내용을 심각하게 설명을 하고 간부들은 조용히 경청을 하고 있는데 회장 옆 가까이에 앉아 있는 ‘갑’ 뱃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그쳤다 또 났다. 몇 번이고 반복됐다. ‘갑’ 자신도 모르는 사이 끄르륵하고 나오는 소리를 나오지 못하게 막을 수도 없고 뱃속이 소리를 내지 말기만을 기대하고 있는데 배는 그 사정도 모르고 소리를 내고 또 냈다. 그 때마다 회장은 말을 멈추었다 시작하고를 반복했다.
잠시 뒤 또 뱃속에서 끄르륵 끄르륵 부글부글 소리를 길게 내고 있었다. 회장이 하던 말을 멈추고 그 무슨 소리이지 하며 그 소리 어데서 나는 거야 자꾸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갑’은 제 뱃속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그래서 망설이다 누군가 뱃속에서 당신들만 커피를 마시지 말고 이놈에게도 한잔 주면 안 되겠소 혹 그런 것 아닌가? 봅니다. 하는데 또 끄르륵 끙 하고 제법 크게 소리를, 그러자 회장이 그 소리 ‘갑’ 당신이? 그래서 지금까지 났던 소리가 ‘갑’ 뱃속에서 나는 것으로 모두가 알아 버렸다. 모두 한바탕 웃었다.
심각하던 회의장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문제는 뱃속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또 소리를 내고 계속 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그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할 방법이 없었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다시 회의는 계속됐다. 회장이 이 문제는 우리 모두 머리 맞대 깊이 고민해 주셔야 할 것 같아 특별히 부탁드리니 잘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회장이 한 동안 침묵하고 있는데 그 때 또 ‘갑’뱃속에서 부르릉 하며 끄르륵했다. 그러자 모두가 웃음을 참느라 킥킥 소리를 냈다. 회장이 거참하며 헛기침을 둬번하고서 말을 이어갔다. ‘갑’은 생리적인 현상이라고는 해도 미안하기도 부끄럽기도 했다.
인간에게 무한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도 뱃속에서 나오는 그까짓 소리 하나도 제어 할 수 없는 무능하기 짝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주제하는 회의에서 그런 소리를 내는 직원이 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 아니면 당신 뱃속에서 회의 중 계속해서 그런 소리를 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 그건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럴 땐 여유를 가지고 곤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언젠가 고르바초프가 라이사부인과 미국을 방문 레이건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연회에 초청을 받고 가던 중 거리가 복잡 자동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자 고르바초프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악수를 했다.
경호원들이 놀라 차에서 뛰어내려 고르바초프를 에워싸며 몰려 든 사람들에게 모두 주머니에서 손을 빼라고 소리쳤다. 행여 행인들 주머니에서 무기라도 꺼내 무슨 도발행동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서였다.
 거리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 때 뒤에 있던 라이사부인이 험악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 경호원의 의도는 다름 아니라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고르바초프와 악수를 하라는 것이니 오해를 하지 마세요. 그렇게 말을 하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져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게 고르바초프를 환영했다.
라이사부인의 임기응변으로 난처한 상황을 바꾸었다. 그렇듯 어떤 경우든 그 상황에 맞는 재치가 필요하다. 회의 중 직원뱃속에서 끄르륵 소리를 낼 때 회장께서 라이사부인과 같은 유머를 보였으면 ‘갑’이 무한해 하지 않고 분위기는 더욱 부드러웠을 것 그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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