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링컨대통령과 절친한 사람이 마침 관세청장이 죽어 자리가 생기자 그 자리에 자기를 기용해 줄 것을 강하게 부탁했다.
링컨대통령이 생각할 때 그 지인이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돼 거절했다. 그런데도 지인은 끈질기게 청탁을 했다. 그러자 링컨대통령은 마지못해 이렇게 답했다. “장의사만 허락한다면 난 좋다”
관세청장이 있는 자리는 관속이다. 그 관속이라도 들어 갈 의향이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선거 직에서 선거 때 도와주고 당선이 되면 으레 청탁을 한다.
특히 대통령이 바뀌면 열성지지자들이 벌떼처럼 덤벼 마치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놔두고 으르렁거리듯 야단법석을 떤다. 자기가 가진 지식과 능력은 차치하고 자리를 넘보고 한 자리씩 꿰찬다. 그러다 보니 앞뒤 가리지 않고 충성을 한다.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런 부조리는 비단 대통령뿐만 아니다. 하다못해 시장 군수 시도지사 국회의원까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 누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건국 후 어느 정부에서나 그랬다. 그러다 보니 당연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그 동안 청탁으로 무엇이 되고 어데 취직을 했느니, 대학교수 사회단체장이 됐느니, 공사공단 사장이 됐느니, 장관, 고위공직자가 됐느니 어느 날 갑자기 으스대는 말, 행동 늘 듣고 볼 수 있었다.
자리와 능력 그리고 관련지식을 갖춘 사람이 기용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사회적 국가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는 인물이면 그것 어찌 잘 못 됐다고 하겠는가? 문제는 능력도 자질도 안 되는데 있다. 곳곳이 그 모양이다.
우리대통령 정부 내 각급지도자들 공사공단책임자들 미국의 링컨대통령과 같이 지인의 강한부탁에도 능력과 자질을 따져 거절하고 자리에 맞는 적임자를 선택 임용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나? 200여 년 전 미국의 대통령만 못해서야 부끄러운 일이다.
바다에 떠 있는 배에 선장이 왜 필요한가. 배가 풍랑으로 바다를 떠다니다 파손돼 버릴까 봐 그래서다. 그런데 선장이 오히려 배를 풍랑 속으로 내 몰아서야.
일국의 선장은 대통령이다. 시장 군수 시도지사 국회의원 또는 공사공단대표 등 그 모두도 크고 작은 배의 선장이다. 선장으로써 대통령을 비롯한 그 모두는 국민이 편안하게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그런데 그들이 부정부패와 연류 세상을 시끄럽게 해서야 되겠는가?
이제 우리도 선진국 국민이라는 말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지키지 않은 법 있으면 무엇 하겠는가. 누구라 할 것 없이 법 만든 자와 법 집행하는 자부터 지켜야 한다. 법 만든 자라해서, 법집행하는 자라 해서,
특권이 있는 게 아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 법제정 목적 중 하나이자 존재가치이다.
정의가 존중되는 사회, 부정부조리가 없는 사회는 모두가 행복하다.
우리 속담에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윗물이 흐려져선 안 된다.
대통령이 위법부당한 행동하지 않고 정의와 청렴을 그 무엇보다 중시하는데 어느 누가 위법 부당한 짓 하겠는가. 링컨대통령처럼 부적격자 인사 청탁 거절하는 대통령을 기대 해 보면 안 되겠는가?
충성한답시고 대통령 눈치 살피며 아부하고 알랑거리고 간교한 방법으로 재물이나 끌어 모아 대통령을 모시겠다는 그런 못된 사람, 더티(dirty)한 인간 있거든 보기 좋게 철퇴를 가하는 모습 보여주기 바란다. 퇴임 후 모든 국민들로부터 미국의 링컨대통령처럼 존경받는 그런 대통령 그런 지도자가 돼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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