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31)씨 항소심 재판부가 "공소사실 행위가 평소하던 방식과 같은 건지, 이것만 문제 되는 건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는 2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와 가수 최종훈씨(30)씨 등 5명의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날 재판은 차수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씨와 최씨는 이날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고 법정에 나왔다. 1심 선고 당시 눈물을 보인 정씨와 최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향후 절차 진행에 대해 설명하며 몇 가지 의견을 구했다. 특히 정씨 등이 항소 이유서에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성적 관계가 있었다고 해도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한 행위들이 정상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피고인들이 다른 여성들과 관계에서도 이같은 행위를 했다는 취지인지 알려달라"며 "또 아니면 평소 하던 방식이란 취지인지, 비정상적이지만 범죄 정도가 아니라는 취지인지 답변 달라"고 말했다. 

또 심신불능 혹은 항거불능 요건에 대해서 몸이나 신체 반응만으로 따지는 것인지, 이 외에 의사결정 능력이나 정상적 인식까지 더해 사물 변별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 항소심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1심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요건을 갖추지 않고 압수한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달라고 했다. 

정씨 등의 항소심 다음 재판은 다음달 4일 오후 4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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