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전직 당 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들과 만나 보수대통합, 총선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인명진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과 만났다.
그는 “나라가 어렵고 당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금 힘든 때 대표님들의 지혜를 좀 듣고자 자리를 했다”며 자리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황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 마음에 품고 있는 지도자를 빨리 발견해서 공천하고 국민들이 아쉬운 부분에 대해 청취하고 공약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 등 보수의 큰 문제들이 있는데 눈앞의 이익만 보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같지만 국민들 마음을 모으는 입장에선 여러 방법이 있다. 잘 지혜를 모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조언을 구했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은 보수 통합 논의 과정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인 전 위원장은 “어디하고 어떻게 지금 해야하는 것인지도 상당히 걱정되는데 정치공학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8석 정당(새보수당)과 108석 정당이 정치공학적으로 1대1로 하겠다? 나는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치 중심으로 해야 한다. 보수 재건에 찬성하면 같이 하는 것이고 아니면 같이 못 하는 것이지 어떻게 모든 사람을 오합지졸을 묶어서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게 되면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며 “탄핵 이후 갈기갈기 찢어져서 3년 지냈다. 사람인데 화해와 용서가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 전 위원장은 “국민들 뜻을 따라야 한다. 안 그러면 시간도 없는데 오히려 지분싸움하다가 안되고 말지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가능성이 없겠는가”라고 우려했다. 
탄핵 정국과 비박계의 분당 사태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그때 안 갈라졌으면 지금 통합 안하셔도 되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물갈이 공천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더 많은 생각할 것 없이 공천을 잘 해야 한다. 내 정치적 기반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식의 안이한 공천은 안 된다”며 “공천을 했는데 인적쇄신이 안 됐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이야기”라고 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제일 걱정하는 건 지지도보다 비호감도”라며 “어떻게 하면 비호감도를 줄여서 확장성을 늘리는가, 결국 통합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은 쇄신 없이는 안 된다”며 “물갈이 메시지를 분명히 정해주면서 통합하면서 당세와 비례하는 만큼의 주도권을 행사하면 이번 선거를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또 “굳이 이야기하자면 통합을 통해 수도권에서 어벤져스 팀을 만들어서 한바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인 전 위원장은 황 대표를 향해 “좀 더 폭넓게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 천주교, 불교는 없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에 대한 종교 편향성 논란을 짚은 것이다. 
그는 “나도 개신교 목사지만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목소리 크고 광화문에서 하는데 우리 사회가 개신교만 있지는 않다”며 “전광훈 개신교도 개신교를 다 대표한다고 볼 수 없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저게 개신교라고 인식할까봐 걱정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당초 홍준표 전 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두 사람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표가 전직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함께 식사하는 것은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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