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기온이 높다지만 그래도 차가운 바람과 함께 쌀쌀한 날씨를 보인 27일 오전 7시50분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 인근 부근 도로. 왜소한 할머니가 종이 상자 몇 개를 손수레에 싣고 있었다.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추워 보였다. 명절 연휴인데 왜 이리 일찍 나왔느냐고 묻자 “종이 상자를 모으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나이가 78살”이라고 밝힌 이 할머니는 “오전 7시께 집을 나와 동네를 돌고 있지만 명절 끝이라서 그런지 종이 상자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집으로 발길을 돌릴까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내내 골목 이곳 저곳을 살피는 눈치였다. 할머니는 “젊어서 이런 저런 일을 해 봤지만 여의치 않았고, 이젠 나이가 많아 받아 주는데가 단 한곳도 없어 10여년 전부터 파지와 고물을 줍고 있다”고 했다.
자식들은 없냐고 묻자 “없는 건 아니지만, 다들 제 밥벌이 하기 힘든 형편이라 손을 내밀 처지가 안 된다”고 했다. 더욱이 할머니는 “아직은 수족이 멀쩡한데 자식들한테 기대기는 싫다”고 했다.
사회복지사 A씨는 “파지를 줍는 노인들이 많이 늘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생활지도사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독거 노인들을 방문하는 등 보살피고 있으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한편 안양시는 지난해, 돌봄기본, 종합서비스, 단기가사서비스, 독거노인 사회관계활성화, 초기독거 자립지원, 지역사회 자원연계 등 6개 분야의 노인돌봄을 하나로 통합했으며, 올해부터는 하나의 맞춤형으로 개편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인정책 기조가 새롭게 추진되면 혜택을 받는 노인은 현재 2000여명에서 3000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양 = 김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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