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안승남 시장
▲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안승남 구리시장 (사진과 관계없음)

설 대목을 맞아 오랜만에 전통시장에 웃음꽃이 핀 가운데 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도입된 지역화폐가 유독 전통시장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경기 파주시와 전통시장 상인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소상공인 업소의 매출 증진을 위해 지난해 4월 카드형 지역화폐 ‘파주페이’를 도입했다.
파주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업소에서 사용 가능한 파주페이는 평소에는 40만원 한도 내에서 6%의 충전금액을 돌려주는 할인 혜택을, 이벤트 기간에는 1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파주시가 발행한 지역화폐 총액은 111억8200여만원으로, 이 중 일반발행이 59억1300만원을 차지할 정도로 이용자들에게는 인기를 얻고 있다.
발행 첫 달인 지난해 4월 181만원에 그쳤던 사용액은 한 달 만에 3억171만원으로 늘더니 6월에는 5억7820만원, 7월 8억9566만원, 8월 12억2158만원, 9월 9억75만원, 10월 14억3308만원, 11월 13억9827만원, 12월 17억3148만원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에서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지역화폐 사용자를 찾아보기 힘들어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도입 취지에는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시장 내 입점 업종이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품목인 탓에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현금결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무엇보다 카드를 발급받은 시민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파주시 인구는 45만4000여명으로, 지역화폐 발급자는 정책발행 1만334명과 일반발행 1만2464명을 합쳐 2만2798명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금촌전통시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상인 중 상당수는 아직도 지역화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지역화폐 사용자를 본적이 없었다.
그나마 정육점이나 의류점, 미용실 등에서는 하루 1~2건 정도 지역화폐 결재가 이뤄지고 있으나 매출에서 지역화폐 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역화폐가 도입되고 지금까지 딱 두 번 받아봤다”며 “어느 정도 결제금액이 나오는 음식점이나 정육점 등 몇몇 업종을 빼면 손님들도 카드를 낼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DMZ 관광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산자유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반찬이나 즉석식품 등 시장 구성의 다수를 차지하는 매장에는 지역화폐 사용자가 거의 없는 상태였으며, 일부 매장은 제품 가격대 자체가 너무 낮아 구매자 입장에서도 카드결제를 시도하기 어려워 보였다.
한 정육점 관계자는 “시장 이용고객이 대부분 연세가 있는 분들이다 보니 지역화폐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알아도 신청할 엄두를 못 낼 것”이라며 “우리 매장도 본인이 발급받은 카드가 아니라 자녀들이 만들어서 선물해준 카드를 들고 오시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주시 관계자는 “지역화폐가 전통시장 뿐만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 전체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다 보니 전통시장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상인과 시장 이용자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지역화폐가 전통시장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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