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문도 안열었는데 괴담 속 식당으로 오해를 받아 평소 대비 절반 이상 매출에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2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식당 주인 A(53)씨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 식당은 지난 26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세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돌았던 식당이다.

A씨는 “소문을 접하고 관할 보건소 등에 확인해도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SNS 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며 “상황을 수습하려고 해도 이미 퍼져나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SNS 상에서 ‘확진자가 고양시에 위치한 스타필드에서 쓰러졌다’는 등의 소문이 확산되면서 질병관리본부가 나서 ‘해당 쇼핑몰에 다녀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커피숍을 운영하는 B씨도 “언론에서 확진자가 카페를 다녀갔다는 보도로 오해를 받아 하루종일 손님이 찾아오지 않았다”며 “명절 연휴에 영업을 하지 못한 것도 힘든데 오해를 받아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일산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꼽히는 라페스타 주변 거리도 평소 보다 한산했다.

일산서구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지금까지는 예약을 취소하거나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화 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라며 “주변 음식점 대표들도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길 한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한 언론사가 확진자의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대형 마트와 커피숍, 음식점 등을 밝혀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한 관계자는 “실명이 밝혀지면서 매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보건당국에서 소독을 하고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소독제도 비치했지만 사람들이 아예 오지를 않고 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시에도 주민들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데 하루종일 동선을 공개하라는 민원이 빗발쳐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따져봤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의 관할인 상황이어서 공개를 하지 못하는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양 = 원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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