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4일 자정부터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3곳의 중국 전용 입국장을 설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이날 0시를 기해 인천공항 등에 중국 전용 입국장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또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발급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차단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의 중국인 전용 입국장은 제1여객터미널 A·F와 2터미널 A게이트에 설치됐다. 중국 전용 입국장엔 인천공항 관계자들과 보건복지부에서 파견된 인력 약 50여명이 투입됐고, 중국에서 입국하는 승객들 전화번호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기 24대도 마련됐다.

중국 전용 입국장이 설치된 이후 첫 비행기는 이날 새벽 12시40분에 도착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 KE854편이었다. 이 비행기는 새벽 1시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약 20분 일찍 도착했다.

이날 KE854편을 타고 온 승객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썼고, 일부는 고글까지 착용했다.

승객들은 도착후 일단 신고서를 제출했다.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 승객은 ‘건강상태질문서’만 작성했고, 외국인은 건강상태질문지와 ‘특별검역 신고서’ 두장을 제출했다. 중국인들은 특별 검역 신고서에서 국내에서 체류할 주소와 휴대폰 전화번호, 우한 폐렴이 발병한 후베이성 체류 여부 등을 기록했다.

이날 검역에서는 승객들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 체크는 기본으로 진행됐다. 이 단계를 지나면 국내 체류시 사용할 전화번호로 보건당국 직원들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다만 검역에서 연락처를 확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미숙한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직원들은 국제전화 앞번호와 전화 확인시 중국어 답변에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국내 체류 전화번호 및 주소까지 확인받은 승객은 검역 확인증을 들고 입국심사를 받았다. 확인증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역 대상자로 검역을 완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확인증이 없는 승객은 법무부의 입국심사에서 거부된다.

이날 한국을 찾은 한 여성 승객은 “강화된 (검역)단계를 거쳤지만 불편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며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당 여객기로 입국한 승객 100여명 중 발열 환자와 연락처 미확인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 김민립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