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_ 수도권의 보물 시화호와 대부도해안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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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매일
  • 승인 2020.02.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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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풍습 사립문에 내건 고쟁이!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오래 전에 서해 중부지방 어촌에 여자 속옷 고쟁이를 사립문에 걸어 놓은 풍습이 있었다. 흔치 않은 보기 드문 풍습이었다. 당시 어촌사람들은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다. 그래서 남자들은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갔다.


그들이 타고 나간 배는 큰 동력선이 아닌 노를 젓는 작은 돛단배였다. 하루 이틀도 아닌 몇날며칠 돛단배를 타고 주야장차 고기를 잡았다.
그 땐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는 것도 특별한 통신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집에 있는 부인은 남편이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생사를 모르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었다. 그런가 하면 고기잡이 나간 남편은 마누라가 다른 남자와 눈이라도 맞아 봇짐을 싸 도망치지나 않았나. 걱정을 해야만 했다. 그런 걱정, 집에 돌아와 두 사람 얼굴을 맞대고서야 서로 마음을 놓던 시대였다.


고기잡이 간 남편이 풍랑을 만나 배가 뒤 짚이기라도 하면 고기밥이 되고 영혼은 구천을 떠돌았다.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 중에 젊은 과부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날 제사도 많았다. 그 시대 남자들은 늘 고기 잡으러 바다로 나가고 집은 부인 혼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무사히 돌아 와 집에 머물면 그 때 사립문에 여자 속 고쟁이를 내 걸어 외부사람들에게 알렸다. 사립문에 고쟁이가 걸려 있지 않으면 남편이 집을 비우고 없다는 표시이기도 했다. 속 고쟁이를 걸어 놓은 것은 지금 집에 남자가 있다. 남편이 바다로 고기 잡으러 갔다
돌아와 쉬고 있으니 편히 쉴 수 있도록 외부인 출입을 삼가하고 조용히 해 주세요. 그런 의미였다고 한다.


아무튼 사립문에 여자 속옷 그것도 아랫도리 속 고쟁이를 걸어 사람들에게 알리는 풍습이 있었다.
지금 같아서는 남자가 외출하고 집에 없다는 것을 외부 사람들이 알면 도움이 되는 것 보다는 범죄의 표적 등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
아무리 시대가 다르긴 해도 왜 외부 사람들이 남편이 집에 없음을 알 수 있도록 그렇게 했을까?


그렇게 알렸다는 것은 그 시대 이웃 간에 신뢰와 믿음이 있었고 법과질서를 지키고 도덕을 중시하는 사회, 범죄를 두렵게 생각하는 사회였기에 오히려 집안에 남자가 없는 것을 외부에 알려 유사시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는지 그땐 그런 풍습이 있었다. 지금 그런 풍습이 있다면 분명 범죄의 표적이 될 것이다.


사립문에 고쟁이가 걸려 있지 않은 집은 도둑과 강도의 표적이 되고 성폭행, 성추행 범죄자들이 안심하고 침범 마음 놓고 범죄를 저 지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풍습, 없어진 것이 천만다행이다.
그 때 또 다른 곳 전라도 서남부 바닷가 지방에서는 사람이 죽어 상을 치루는 동안 남편이 죽은 부인, 또는 부인을 잃은 남편이 상중 밤이면 마당에 처 놓은 천막 아래 앉아 망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북 장구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그때 상여꾼들이 망인을 안치한 관을 들고 집안을 돌며 상여놀이를 했다.


사립문에 여인의 속 고쟁이를 내건 풍습이나 상중에 망인의 배우자가 북장구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풍습은 색 달랐다. 그 색다른 풍습의 의미와 근원이 어디에 있었던 인간이 살아오면서 만들어 낸 고유문화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지역 간 민족 간 각기 다른 다양한 문화를 이루고 있다.


그런 문화 속에 숨겨진 깊은 뜻을 헤아려 보존해야한다. 문화란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되는 것 아니다. 그리고 무의미한 것 또한 없다. 그래서 모두가 소중하다.


지금 여인의 속 고쟁이를 사립문에 내건 풍습이나 망인의 배우자가 극락왕생을 위해 상중에 북장구와 노래를 하는 그런 풍습을 찾아 볼 수 없듯이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잊혀져가는 풍습들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발굴 복원 보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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