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할지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예비후보 등록 나흘째인 6일에도 종로를 누비며 바닥 민심을 다졌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종로구 보훈회관과 노인종합복지관을 차례로 찾아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종로구의 노인인구 비율은 올해 1월 기준 18.19%로 서울시 평균(15.3%)을 상회, 관내에서 세번째로 고령층이 많이 살고 있다. 이 전 총리로선 이같은 배경을 고려해 이날 노인층 민심 공략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먼저 보훈회관에선 보훈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작년이 3·1 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서 광복을 위해서 애쓰신 분들을 위한 사업이 많이 있었다”며 “올해는 6.25 전쟁 70주년이라 그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며 ‘보훈’에 방점을 찍었다. 참석자들은 이 전 총리에게 보훈 관련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이 전 총리는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6·25 전쟁 당시 간호장교로 참전한 박옥선 씨는 “광복(독립운동가)은 3대까지 지원을 받고 있는데 6.25(전쟁 유공자)는 그게 없다. 미망인에게도 50%가 아니라 10%라도 줘야한다”며 “6.25 전쟁 때 목숨을 바치고 싸운 후손들이 아무 효과(혜택)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독립유공자들을 3대까지 지원하는데 그분들만 지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원 대상을 넓혀가겠다는 것이니까 다른 분야 유공자들에도, 후손들에게도 지원이 가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정부와도 협의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보훈회관 인근 종로노인종합복지관으로 이동했다. 그는 복지관 건물에 들어서면서 “얼마나 애쓰시는가”라고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어 입구에 비치된 장비로 꼼꼼히 손 소독을 하고 건네받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복지관에 입장했다.
이 전 총리는 복지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종로 복지관이 노인 전체의 30%를 모시고 활동한다는 것이 대단히 놀라운 숫자다”라며 “물론 앞으로 더 늘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30% 란 비율 자체가 전국의 노인복지관을 리드하는, 끌고 갈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노인층의 애로사항으로 ▲신체적 고통 ▲경제적 고통 ▲사회적 고통 ▲고독을 꼽은 뒤, “대한민국 노인정책의 핵심이 경로당, 마을회관인데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도 세계에 예가 없다. 한국은 어울려사는 문화가 있으니, 경로당이 네 가지 고통 덜어주는 데 다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이후 탁구장, 당구장 등 휴게시설과 노인 배움터, 체력단련실, 목욕탕 등 복지관 내 시설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노인들이 직접 장을 담그는 ‘장(醬)체험관’에선 보리막장, 간장, 찹쌀고추장 등 각종 장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이어 사무실에 입장한 이 전 총리를 복지관 직원들은 환호로 맞았고, 이 전 총리는 “(여러분은) 어르신들의 (일생의) 오후, 석양을 함께하는 분들이고, 어르신들이 어려서부터 성인이 되고 비바람을 겪고 천둥번개를 겪었지만 석양이라도 따끗하게 맞도록 도와주는 분이 여러분이다. 행복하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는 이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한 후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하기 위해 광주로 떠났다.
이 전 총리는 다음주부터 선거운동 복장을 입고 동대문역과 경복궁역 등에서 지하철 출근길 인사에 나서며 유권자들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희 기자
황교안은 미정인데 종로 누비는 이낙연
보훈회관 찾아 “6·25 유공자도 지원 받아야”
노인복지관서 “노인정책 핵심은 경로당”
복지관 직원들에 “함께하는 중요한 일” 격려
- 기자명 박창희
- 입력 2020.02.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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