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5개월째 DMZ 평화관광이 중단되면서 관광객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 파주시가 이번에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방역 걱정을 덜고 있다.

장기간 DMZ 관광이 중단되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피해가 큰 상태이지만, 중국 등 외국인관광객이 급감한 탓에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어느 정도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경기북부를 휩쓴 ASF 방역을 위해 중단된 DMZ 평화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중앙부처가 제시한 재개조건을 이행 중이다.

각 부처별 요구사항에 대한 보완을 대부분 완료한 시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점검을 시작으로 각 중앙부처별 요구사항에 대한 실사를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민통선 내에 위치한 파주 DMZ 평화관광지는 지난해 10월 2일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이 중단된 후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그나마 임진각 관광지는 계속 문을 열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조금씩 방문해왔지만, 최근에는 임진각 관광지는 물론 연계 관광지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이 때문에 파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관광업계와 음식점, 재래시장 등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DMZ 평화관광 중단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임진각관광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만8200명, 제3땅굴은 2만8177명이었다.

2019년 1월 방문자도 임진각 관광지 1만4910명, 제3땅굴 1만6781명을 기록하는 등 비수기인 2월말까지 1만~1만5000명 수준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이어졌다.

이들 중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인 점을 고려하면 기초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방역 수요가 발생해 지역사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가능성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부분 서울지역에 머물며 당일치기로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기권 패키지 관광의 특성상 지역 내 2차 환자 발생 시 역학관계 파악도 쉽지 않아 파주시 입장에서는 큰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지역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만약 관광이 재개된 뒤에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면 더 큰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이번 일을 두고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표현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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