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번째 환자의 아들인 26번째 환자와 며느리인 27번째 환자는 모두 무역업에 종사하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는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둥성 체류 당시에도 병원이나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접촉 여부도 “기억이 없다”고 질병당국에 진술했다.  
25번째 환자는 경기도 시흥시의 선별진료소인 신천연합병원을 두 번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 방문에서 검진을 받지 못해 집에 돌아가 ‘가족 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25~27번째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질본에 따르면 27번째 환자(38세 여성, 중국 국적)는 25번째 환자의 며느리로, 중국 체류 중인 지난달 24일부터 기침 증상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15분 마카오를 출발하는 ‘에어마카오(NX826)’를 탑승했고, 그날 오후 8시 40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오후 9시께 택시를 이용해 집으로 귀가했다. 
후베이성이 아닌 광둥성을 다녀온데다, 중국이 아니라 마카오를 통해 입국한 탓에 걸러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달 1~2일 종일 자택에 머물렀다가 3일 오후 7시30분께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시흥시 안형동 음식점인 ‘태양 38년 전통 그 옛날손짜장’을 다녀갔다. 
4일에도 종일 집에 머무르다 이튿날인 5일 오후 3시30분께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해 시흥시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이날 오후 귀가한 뒤 집에 있다가 9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이송됐다. 그 사이 27번째 환자 접촉자는 32명이었다. 
25번째 환자의 아들이자 27번째 환자의 남편인 26번째 환자(52세, 한국 국적)는 27번째 환자와 함께 지난달 31일 마카오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했으며, 이달 8일 인후통 증상이 발생했다. 
증상 발현 하루 전부터 격리 시점까지 접촉한 대상자가 25번째 확진자의 접촉자와 동일하다. 그러나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이달 7일 오전 9시께 어머니와 함께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해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귀갓길에 슈퍼마켓인 엘마트 시흥점에 들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번과 27번째 환자는 무역업에 종사하며 최근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며 “광둥성 체류 당시에도 병원이나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었고, 야생동물을 섭취하지도 않았으며, 확진 환자를 접촉한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26번과 27번 환자는 광둥성에 주로 계셨고 마카오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현재 마카오와 홍콩은 오염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입국 과정에서 증상에 대한 신고도, 발열도 없어 걸러지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귀국 후에 가족 내 전파로 2명이 2차 감염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25번째 환자(73세 여성, 한국 국적)는 이달 5일 오후 3시 42분부터 17분간 경기도 시흥시 슈퍼마켓인 매화할인마트에 머무른 뒤 집에 돌아와 6일까지 외부 출입없이 머물렀다. 증상 발현 1일 전부터 격리 시점까지 접촉한 사람은 총 11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25번째 환자는 사례정의가 확대된 이후인 이달 7~8일 선별진료소를 두차례 방문했는데, 첫 방문 당시 확진 검사가 시행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저희도 그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25번째 환자에 대해서는 선별진료소 의사 소견으로는 의사환자로 의심해 검체 의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도 어디로 의뢰할 것인지에 대한 정리가 안됐던 것 같다”며 “그래서 그날은 검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그 다음날 검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시흥 = 이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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