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시화호 남단에 공룡 알 출토지가 있다. 그 곳을 둘러싸고 자연갈대습지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자연갈대습지 외에도 1987년 4월 정부가 시화호 상류 반월천과 삼화천 등에서 시화호로 흘러드는 오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인공 갈대습지를 만들었다.


 시화호는 오이도와 대부도 사이 바다에 둑을 쌓아 만든 호수다. 장장 12.5 Km, 호수면적 약 160 제곱키로 미터, 여의도 면적의 80배, 담수 3억 톤이라는 커다란 호수다. 뿐만 아니라 5천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간척지도 생겼다. 그 속에 1,037,500 제곱미터 크기의 인공갈대습지공원을 조성했다.


인공 갈대습지 사이에는 1.7킬로미터의 탐방로가 있다. 탐방로 옆으로는 야생식물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몸치장을 예쁘게 하고 길가로 도열해 있다.
갈대습지를 가로 질러 목재로 다리를 설치해 놓았다. 군데군데 쉼터도 있다. 사진을 촬영하고 습지를 관찰할 수 있도록 주변도 정리해 놓았다.


봄부터 가을까지 통로 양옆으로 물 오른 갈대가 하늘을 찌를 듯 있으며 그 사이에 나비도 잠자리도 눈에 뛴다.
갈대습지공원 상류로 반월천과 화성시 비봉면에서 흐르는 동화천 그리고 삼화천 물이 습지공원으로 흘러들고 있다. 하천물 대부분은 오수와 폐수며 동화천과 삼화천은 비가 오지 않고 조금만 가물어도 하천바닥이 드러나는 건천이다.


반월천 또한 조금만 가물어도 가정에서 나오는 오수와 상류에 있는 몇몇 공장에서 배출하는 공장폐수다. 그 오수와 폐수처리를 위해 갈대습지공원을 만들었다.
갈대습지공원에 빼곡히 들어선 갈대뿌리가 그곳으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정화 하류로 내려 보낸다.
상류하천에서 내려오는 오폐수는 제수문과 보에서 저장한 후 가압 펌프나 자연유화방식을 통해 침전지로 유입 고습치 또는 저습지를 거치면서 자연정화가 이루어진다. 그렇게 오폐수를 정화 처리 후 시화호로 방류한다.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은 수질오염 정화 목적 이외도 생태공원으로써 봄여름 가을 겨울 4계의 특성에 맞는 식물이 자라고 계절에 따라 철새 등 동물이 머물렀다 떠나고를 한다. 또 텃새와 고란이 산토끼들도 살고 있다.
생태환경교육장으로, 시민들의 휴시공간으로, 안산시민을 비롯한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곳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갈대습지공원 내 습지에는 송사리, 잉어 떼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참새들도 짹짹거린다. 청솔모도 나무위에서 고개를 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이면 꽃다지 냉이 붓꽃 조팝나무 봄맞이 노랑꽃창포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비비추 금낭화 참나리 갈퀴망종화가 활짝 웃고 있다. 왜가리가 찾아오기도 한다.


가을 갈대꽃이 만발 은빛 들판을 이룬다. 뜨는 해와 지는 해에 번쩍인다. 바람에 솜털구름과 함께 하늘로 여행을 떠나는 놈도 있다. 청둥오리와 흰죽지가 갈대습지를 찾는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언 갈대습지는 겨울의 낭만을 즐기려는 청춘들의 데이트코스로도 나쁘지 않다. 어도 옆으로 걷기에 알맞은 길도 있고 자전거 전용 도로도 있다. 쉬어갈 수 있는 장소도 군데군데 만들어 놓았다.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은 안산시민들에게 수질오염방지와 휴식공간제공 그리고 자연환경교육장등 다양한 방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곳이 됐다. 오수나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서 갈대습지라는 자연을 이용하면 화학약품도 물도 에너지도 필요 없다. 그야말로 최적의 처리방법이다.


안산에는 호수공원을 비롯한 도심 또는 공단주변을 흐르는 크고 작은 하천들이 적잖다. 그 하천 등에 갈대습지를 조성 오폐수를 처리하고 또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다면 더욱 좋을 상 싶다.


도심 녹지에 소나무 또는 무궁화나무 숲이 있다면 바다엔 갯벌이라는 숲이 식물성플랑크톤을, 그리고 하천엔 갈대를 심어 갈대숲으로 가꾸어 보다 쾌적한 환경 그 속에서 시민 모두에게 보다 행복한 터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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