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9·30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에 이어 서울에서 해외여행력도, 확진자 접촉도 없는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확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31번째 대구 확진자의 경우 접촉자 가운데 11명이 추가로 감염돼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오전 9시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 1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31명에서 46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울 성동구에서 환자 1명(77세 남성, 한국)이 추가로 확인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 입원치료 중이다.

특히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째(82세 남성, 한국)와 30번째(68세 여성, 한국) 확진 환자 부부와 마찬가지로 해외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의 접촉자도 아닌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동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해외여행력도 없고 코로나19 확진자 접촉도 없었다”고 했다.

여기에 17일 확인된 31번째 환자(61세 여성, 한국)도 현재까지 해외여행 이력이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지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난 10일 2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할 때까지는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있거나 적어도 추정할 수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중국 14명, 태국 2명, 싱가포르 2명, 일본 1명 외에 해외 여행력이 없는 경우 12명 중 10명은 국내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발생한 2차, 3차 감염이었다. 조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2명도 환자와 태국 여행을 같이 다녀왔거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확진자와 함께 입국한 경우였다.

이에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환자들에 대해 증상 발생일로부터 잠복기인 2주 전까지 추적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과의 접촉력이 끝내 밝혀지지 않을 경우 특정 장소를 소독하거나 폐쇄할 수 없어 지역사회 감염자가 추가 발생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본에서는 16일을 기준으로 홋카이도·지바·가나가와·아이치·와카야마 등 최소 5개 현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가 나온 바 있다.

대구의 경우 19일 새로 확인된 확진 환자 11명이 교회나 병원 등에서 31번째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경우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 접촉자 조사 등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외에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환자 2명은 아직 감염 경로를 방역당국이 파악 중이다. 자칫 대구에선 집단 감염은 물론 추가 지역사회 내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다수 환자가 발생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홍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현재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상황인지의 여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종합해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함께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지역사회 대응조치를 사전에 준비해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진단검사 물량을 하루 5000건까지 가능하도록 확충했고 검사대상 기준도 확대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검체 채취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는 전국 464개소까지 늘렸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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