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호실의 기적
프랑스 신예 작가 쥘리앵 상드렐의 첫 소설이다.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을 살리려는 엄마의 좌충우돌 분투기다. 열 두살 ‘루이’의 엄마는 오로지 일만 생각한다. 이에 실망한 루이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길을 건너는데, 트럭이 루이를 들이받는다.
상황이 절망적이다. 4주 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호흡기를 떼야 한다. 병원에서 돌아온 델마는 루이의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서 노트 하나를 발견한다. 노트에는 루이가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가족, 모든 세대에게 필요한 사랑과 희망, 용서와 연대, 용기와 도전의 메시지를 전한다.
유민정 옮김, 256쪽, 1만4500원, 달의시간.

◇아담의 첫 번째 아내
신승철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폐출된 세종의 두 번째 며느리 순빈 봉 씨의 목소리를 여성들의 소설 이어쓰기를 통해 들려준다. 지아비(문종)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택할 수밖에 없었던, 내밀한 공간에서의 은밀한 사랑이 그리움과 외로움, 처연함과 결연함 속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순빈 봉 씨는 종부소윤 봉려의 딸로, 1429년 문종의 두 번째 세자빈으로 책봉되지만 여종과의 동성애 스캔들때문에 1436년 폐출된다. 그 과정이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돼 있지만 어디에도 봉 씨의 목소리는 없다.
15명의 여성들이 의기투합해 이 땅에 딸로 태어난 이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이 땅에 여자로 자라난 이들이 어떻게 고통받았는지를 밝히기 위해 글쓰기에 참여하지만 차례로 살해당한다.
248쪽, 1만3000원, 삼인.

◇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의 장편소설이다.
방황하는 청소년, 말 안 듣는 아이와 가르침을 주는 어른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벗어나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너태샤 매컬리는 런던에서 변호사 커리어를 쌓아간다.
냉철한 겉모습과 달리 그녀의 개인사는 비참한 일의 연속이다. 이제 전남편이나 다름없는 남자 맥과 살면서 지긋지긋한 이별을 준비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10대 소녀 사라를 임시로 돌보게 된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행복한 가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이다. 사라와 너태샤는 각자의 꿈과 욕망을 실현하고자 난관을 극복해나가며 하나의 길을 만들어낸다.
어려운 상황에도 사라는 마장마술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
이정민 옮김, 688쪽, 1만6000원, 살림.

◇살인자에게 
김선미씨 장편소설이다.
CJ ENM과 카카오페이지가 주최한 ‘제3회 추미스(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 공모전(2019)’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 유일하게 북적이는 유등 축제 기간,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고등학생 진웅이에게 특별한 손님 두 명이 찾아온다.
가족을 모두 죽인 뒤 자살하려다 실패해 아내만 죽이고 감옥에 간 아버지와 살인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떠나야 했던 형이 그 손님들이다.
십 년 만에 재회한 가족의 일상은 어색하고 껄끄럽다. 성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진웅이의 가족은 폐쇄된 양계장에서 시신을 발견하면서 살인 사건에 또다시 휘말리게 된다.
 356쪽, 1만4000원, 연담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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