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대인 업무가 잦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마스크 필수 착용’ 지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회사들은 지침만 내리고 지급은 하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마스크 지급을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빈부격차가 나타나는 모습도 보인다.

27일 미용업계에 따르면 미용실 유명 프랜차이즈 업계인 J헤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헤어디자이너 마스크 필수 착용, 고객 출입 시 체온 측정, 매장 소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J헤어 측은 헤어디자이너의 마스크 필수 착용 지침을 한달 넘게 유지하고 있는데, 지침만 내렸을 뿐 정작 마스크 지급은 하지 않아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J헤어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마스크는) 개인적으로 사는 것”이라면서 “착용은 필수라면서 지원은 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나와 있는 (마스크) 자체 소독이라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서울 곳곳의 개인병원·대학병원을 돌아다니는 의료검사 대행업체 영업사원 조모(35)씨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조씨의 회사도 마스크를 무조건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지만 지급하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마스크 물량이 부족해 지급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만 조씨의 회사는 직원들에게 손소독제를 하나씩 지급한 상태고, 코로나19 사태 초반의 경우 미리 사뒀던 미세먼지 마스크 재고가 있어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아예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평소 컨디션 체크가 되지만 영업사원들 같은 경우는 (더 위험하다”면서 “동종업체 영업사원 같은 경우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병원 들어갈 때 한번, 나올 때 한번씩 손 소독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스크 착용 지침을 주면서도 정작 마스크 지원은 하지 않는 회사는 서비스 업계, 의료 관련 업계, 미디어 업계 등 대인 업무가 많은 분야일지라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의 경우는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여유롭게 나눠주고 있는 모습이다.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금지 조치를 내린 한 홈쇼핑 업체는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약 80장의 마스크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이커머스 기업 C사의 경우 일부 팀은 재택근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회사 출입 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면서 사내 카페테리아와 1층 등에는 직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마스크를 아예 비치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마스크 부족 상황은 앞으로 다소 나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 26일 0시부터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 조정 조치를 시행 중이다.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도 하루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을 제한받는 것이 이번 조치의 골자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