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라는 이름의 완행열차

고 안 나

KTX 1611A 역방향 창 쪽에 앉아
제 속도 벗어나지 못한 낙동강을 본다
무궁화 비둘기 보다 느린 평화의 속도
한 짐 가득 우주를 운반중이다
어느 때고 닿기만 하면 되는 종착역
이미 꽉 찬 객실
바쁜 일 없는 저들만의 일
청둥오리 몇 마리 흘리고 있다
아예 눈 감은 채 속도를 밀고 가는 낙동강
미처 승차하지 못한 낮달 태워 달라 안달이다
벼락 치듯 속도에 떠밀려
터널 속 빠져나오는 KTX
동대구역에 잠깐 쉬어가자 한다
내장 환히 다 들어낸
낙동강이라는 이름의 완행열차
어디쯤 굴러가고 있을까

 

[약력]

고안나
1958년 10월 5일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수상
2019년 '백두산문학상' 수상
2020년 ‘부산작가상’ 수상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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