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봄날

고 안 나

 

가자니 천리

안 가자니 무정 천리

섬진강변 벚꽃, 아직은 피다 말다

무엇하러 봄꽃들은 대책 없이 피고 또 피어

이 마음 저 마음 걸고넘어지나

잡아 당겨도 놓아도 짧은 봄

그것이 인생 같다 하여 기어이,

만나 볼 작정으로 나선 길

벚꽃은 아직 차례 이르고

광양 매화 이미 끝났고

화엄사 흑매는 한창 앓고 있는 중이라

발길 돌려 구례 반곡마을 들렀는데

하마, 끝 난 잔치일까

맘 졸이며 길다 짧다 푸념하던 입들

붙들어도 달아나는 시간

오매, 비단금침 깔린 것 좀 보소

여기도 파장인 갑소

미안한 듯 얼굴 붉어진 석양

목련 목숨처럼 짧은 봄밤

이화우 흩날리던 매창은 어디로 갔나

 

 

[약력]

고안나
1958년 10월 5일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수상
2019년 '백두산문학상' 수상
2020년 ‘부산작가상’ 수상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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