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신청은 했지만 불안한 마음도 들고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한다는 말에 회사를 휴직하고 아이도 학교에 안보냈어요”
2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 앞은 드문드문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이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당초 이 학교 돌봄교실에 신청한 학생 수는 53명이었지만 등교시간은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부모들의 출근시간을 넘긴 오전 9시30분께 교실에는 10여명의 학생들만 왔다.
아이들은 입실하기 전 학교 측이 마련한 손소독제로 손을 닦고 체온을 잰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최대 운영시간인 오후 5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당초 신청했던 학생 수보다 적게 왔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6일까지 올해 입학생까지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시간은 권고사항으로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오후 2~5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긴급돌봄 신청을 하지 못한 학부모는 돌봄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을 9일로 연기함에 따라 맞벌이 가정 등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가정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돌봄 지원계획을 발표했지만 경기도 내 신청률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긴급돌봄 신청을 받은 결과 초등학생 76만7514명 중 1만2241명(1.6%), 유치원생 17만692명 중 14.5%(2만4677명)만이 돌봄교실에 참여하겠다고 조사됐다.
전국 초등학생 1.8% 보다도 참여율이 저조했다. 특히 이 학교처럼 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 실제 참여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교육청은 예측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둔 이해진(37여)씨는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교실 안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도 불안하고 어차피 퇴근시간과 하교시간을 맞출 수 없어 어렵게 휴직을 결정했다”며 “주변에 휴직을 하지 못하게 된 부모들은 부모님 댁에 맡기거나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보낸다며 한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은 감염증 특성을 고려해 학급당 10명 내외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신입생의 경우는 경험이 풍부한 교직원을 배치해 더욱 세심한 돌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장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