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 필요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건강한 육체와 정신이 함께 결합돼서다.
육체와 정신 둘 중 어느 것 하나만 없어도 생명이 존재하지 못한다.
육체와 정신이 결합했을 때 비로소 생명이 존재하고 생명이 존재한 가운데 생각도 하고 행동도 한다. 그 원동력이 음식과 책이다.
분명한 것은 책과 음식이 정신적인 건강과 육체적 건강유지를 위하는 것들이다. 그 중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는 양질의 음식이 그리고 보다 현명한 삶을 위해서는 양서가 필요하다.


양질의 음식은 건강한 육체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때때로 먹어 줘야한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는 것 말할 것 없고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된다.
음식이 육체의 식량인 반면 책은 보다 나은 정신적 삶을 위해서 소양이라는 것을 터득하게 하고 정의와 불의를 깨우쳐 주고 삶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지식을 전달한다.


이렇듯 음식은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 책은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인간에게 절대적인 존재다.
그런데 음식은 필요한 만큼 먹으면서도 책은 읽지 않은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행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OECD회원국 중 최하위로 2018년도 기준 1인당 읽은 책의 량이 6페이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문제는 세상이 급속도로 변한다는데 있다.


세상의 변화는 초를 다툰다. 어제가 먼 옛날같이 변해 매일같이 새로운 물질 새로운 기계기구가 홍수를 이룬다. 그래서 책이 필요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하루라도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육체적 건강이 망가지듯 책을 읽지 않으면 세상을 정확하게 보고 듣지를 못한다.


사람들은 좋은 음식이 있다하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면서 먹는다. 그러면서도 책 읽는 것엔 게을리 한다.
현대그룹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사업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도 새벽 일찍 일어나 세·네 시간씩 신문이나 필요한 책을 읽었다했다.


1970년대 어느 날 당시 박정희대통령과 담소 중 정주영회장의 박식함에 놀란 박대통령이 정 회장 당신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박식하십니다. 그러자 정주영회장이 아닙니다.
저 말입니다. 대학교 세 곳을 다녔습니다. 그것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열심히 다녔었지요.
박대통령이 그 말을 듣고 사업하시면서 바쁘셨을 텐데 언제 그렇게 대학을 그것도 세 곳씩이나 다니셨습니까?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어디대학을 다니셨습니까? 하며 묻자
조선대학교, 중앙대학교, 동아대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조선대학교는 광주에 있고 동아대학교는 부산에 있지 않소! 그곳까지 다니셨단 말씀이죠?
 그러자 정주영회장이 매일 새벽이면 일찍 일어나 조선, 중앙, 동아, 세 개 신문을 글자 하나 빠트리지 않고 정독했습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책도 많이 읽었지요. 박대통령이 그 말을 듣고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달리 성공했다고 칭찬받는 사람들 치고 책 신문 잡지 등을 열심히 읽지 않았다는 사람 별로 볼 수 없다.


좋은 음식이 육체적 건강을 돕듯 좋은 책은 정신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 잊어서는 안 된다.
좋은 음식 찾아다니며 섭취하듯 양서를 찾아 읽는 것 또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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