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고이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1년 후에 받아보는 느낌은 어떨까.
  
전남 완도군은 3일 '2019청산도 슬로걷기축제' 기간 동안 운영한 느림우체통을 1년 만에 개봉해 엽서 360통을 수취인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느림우체통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전하는 슬로시티 청산도의 명물로, 엽서를 넣은 뒤 1년 후에 본인이나 지인 등 원하는 주소로 발송한다.

지난 2007년 처음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4000여 통에 달하는 추억의 엽서를 전달했다.

엽서에 담긴 사연도 다양하다.  

'결혼하고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고 지냅시다'라며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부부의 사연, ‘나는 여전히 널 잊지 못하고 남을 사랑하기 힘들다'며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사연도 담겨 있다. 

'1년 뒤에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직장은 구했을지 궁금하다''며 취업 준비생이 1년 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뭉클하다.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열심히 공부할테니 용돈 좀 올려 달라'는 귀여운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완도군은 올해 청산도 슬로걷기축제 때도 '봄의 왈츠' 촬영장에 느림우체통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청산도의 풍광을 담은 느림 엽서를 제작하고 있다. 

이송현 완도군 관광과장은 "슬로시티 청산도의 느림우체통은 사랑과 감동, 추억과 낭만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며 "청산도를 방문해 꼭 한번 이용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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