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 서신을 통해 오는 4월 총선에서 보수 결집을 주문한 데 대해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총선 영향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최악의 정치재개 선언”이라며 “국정 농단에 반성은커녕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동에 전직 대통령이 나선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탄핵 당한 대통령이 옥중 정치로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는 묵과하기 어렵다”며 “우리 국민 중에 다시 박근혜 시절로 돌아가자는 주장에 동의하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보수는 변화하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준엄히 심판하리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국정농단의 망령이 다시 살아났다”며 “박 전 대통령이 옥중 입장문을 밝히며 노골적으로 선거개입 의사를 드러냈다”고 가세했다.
조 의장은 “통합당이 친박당, ‘도로박근혜당’으로 퇴행했음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통합당에 경고한다. 탄핵과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국정농단의 부활을 꾀하는 반민주적 반역사적 시도는 반드시 혹독한 국민적 심판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총선이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며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과거로 퇴행시키려는 세력을 엄중히 심판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할 민주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SNS를 통해 공세를 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라는 이름엔 ‘국정농단, 탄핵’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치 유전자 검사 결과서’”라며 “이보다 더 통합당이 박근혜의 유전자가 온존하고 있는 정당임을 확인시켜주는 물증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두관 의원도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통합당은 탄핵당한 박근혜를 구출하기 위해 모인 ‘미래박통당’의 약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고백을 한 것”이라며 “핑크색으로 바꿨다고 통합당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으리라 짐작했지만,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낼 줄은 정말 몰랐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고통당한 국민의 이름으로, 한 때 박근혜에게 희망과 미래를 걸었던 부산울산경남 시도민의 이름으로 묻겠다”며 “박근혜  탄핵은 잘못된 것인가. 박근혜 석방이 당론인가. 나라를 어지럽히는 극우 태극기와 한 배를 타기로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금태섭 의원은 “우리 모두가 고투를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정치공학을 계산하고 국민들을 쪼개고 아직까지 자신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국민의 심판,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은데 이어 사법부의 심판을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꾸짖었다. 
금 의원은 “이 편지를 읽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연민도 사라졌다”며 “우리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방식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우애와 연대로 코로나 19를 극복할 것이고,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왜곡된 정치적 욕망을 완전히 종결시키는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휴, 어쩌려고 박근혜 유훈정치를 하냐”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으로 오는 4월 총선에서 다시금 ‘탄핵선거’가 열리는 데 내심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이 대구·경북(TK) 등에서 공천에 불만을 가진 친박을 내리눌러 보수결집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탄핵 프레임이 나오면 보수당에 절대 유리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것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은 꼭 반드시 이번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거대 정당 중심으로 뭉치라고 하는 것으로, 통합당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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