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서 아예 집에서 캠핑 장비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꼭 구입하고 싶어요.”

“12시간을 기다리더라도 마스크만 살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심없이 끼어들기 하는 사람들로 화가납니다”

코스트코 의정부점과 고양점에서 5일 마스크 판매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날부터 마스크 구입 희망자들이 몰려들어 한밤중 마스크 전쟁이 벌어졌다.

농협과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판매해도 1인당 간신히 2~5장만 구입할 수 있는 등 제한적인 구입과 달리 연간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의 경우 회원 1인당 30개가 들어있는 마스크 1박스를 구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코스트코 의정부점과 고양점에는 전날 영업시간이 끝나기 2시간 전인 오후 8시부터 다음날 판매되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이들이 차례로 줄을 서기 시작, 매장 입구부터 늘어선 줄이 수백m 넘게 이어졌다.

영하로 떨어진 쌀쌀한 밤 기온에도 이들은 장시간 대기를 작정한 듯 담요는 기본이고 캠핑용 의자와 휴대용 난방기, 손 난로 등을 준비해 나오며 마스크 구입에 대한 간절함을 보였다.

주변 도로는 줄을 선 이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모두 점거했고 1000명 넘게 사람들이 몰려 경찰까지 출동해 대기했다.

길게 늘어선 행렬 중간중간 “일행이 있다”며 끼어드는 이들로 인해 욕설까지 오가는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고 자신의 줄을 뺏기지 않고 오래 버티기 위해 교대로 차량에서 쉬다오는 등 저마다 밤새우는 방법들도 다양했다.

코스트코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마스크 구입 번호표를 새벽 2시가 돼서야 입구부터 대기한 이들에게 차례로 나눠줬다.

새벽에 매장으로 마스크가 입고 돼야 정확한 수량 파악이 가능해 번호표를 나눠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판매 수량의 두배 가까이 대기자들이 모여 번호를 받지 못한 수많은 이들이 허무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번호표를 받은 대기자들은 판매 당일 매장 운영 시작 시간에 맞춰 재방문하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이날 코스트코 의정부점은 520박스, 고양점은 500박스를 판매한다.

의정부동에 살고 있는 A씨는 “SNS를 통해 마스크 판매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왔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며 “3시간을 기다리고 번호표를 받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양주에 사는 B씨도 “양심 없이 중간에 끼어드는 이들이 많아 정직하게 기다린 사람들이 구입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함께 힘든 상황에서 최소한 양심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고 수량이 확인되는 대로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지만 기다리신 모든 분들이 구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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