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발생한 지 10일로 51일째를 맞게 됐다. 지난 50여일간 코로나19는 급속히 확산했고 개인과 지역, 나아가 국가 차원의 ‘거리두기’ 현상은 뚜렷해졌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오전 0시 기준으로 총 7478명이 됐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시민들은 외출·만남을 자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집회 등 행사를 자제하는 것은 물론 업무나 의사소통에서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 방침을 적용하는 기업들도 늘었고, 소비자 대면이 많은 업종에서도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현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는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무인 단말기 이용조차 꺼려진다고 전했다.

대학가와 학원가에서는 교육 일정을 늦췄고, 온라인 학습 등 대면 없는 수학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거리두기와 함께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소비 습관에서의 거리두기 현상도 선명하다. 직접 식당을 찾는 형태의 외식보다는 배달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식재료나 생필품을 온라인 구매한 뒤 택배 수령하는 경향도 짙어졌다고 한다.

여가 생활과 관련해서도 외부 활동보다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플랫폼 내 콘텐츠 소비, 사진이나 거리뷰 등을 통한 ‘방구석 여행’ 등으로 답답함을 해소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해진다.

반면 특정 지역 출신이나 집단 소속 구성원을 상대로 한 거리두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심리적 거부감을 동반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 같은 경향은 혐오나 갈등으로 표면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발한 대구, 경북 지역에 대한 비하성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확산 초기부터 최근까지 중국인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들, 일부 확진자, 마스크 미착용자 등에 대한 비난성 언급 등도 이어지고 있다.

국경을 넘어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는 국제 사회 차원의 거리두기도 불러오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확진자가 증가하는 국가에 대한 입국 관련 조치가 이어지는 모습 등이 이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50일간 한국 사회에서는 거리두기 노력뿐만 아니라 마스크와의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기초 방역 도구인 마스크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재기, 폭리 추구, 판매를 빙자한 사기 행위 등이 기승을 부렸다.

마스크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면서 정부는 공적 물량에 대해 1인 2매 구매 제한, 요일별 5부제를 도입하는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전면적인 계획 수급에 돌입했다.

마스크 관련 대대적 수사도 전개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기준 마스크 매점매석 등 유통질서 교란행위 107건을 적발, 246명을 붙잡았다. 마스크 관련 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130건을 적발해 37명을 붙잡아 22명을 구속했다.

코로나19가 경제 활동 둔화와 시장 불안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국내 여행업은 직격타를 맞았고, 내수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3일(현지 시간)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췄지만 시장 변동성은 연일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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