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은 날개 달린 것
영국 작가 맥스 포터의 첫 소설이다. 포터는 이 작품으로 2016년 딜런 토머스 상과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가디언 퍼스트 북 어워드와 골드스미스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자와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두 아이가 상실의 슬픔을 딛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가는 이야기다. 그 애도의 과정을 주관하는 것은 난데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까마귀다. 
새는 극심한 상실의 고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 사람을 다시 삶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새는 다재다능하고 사려깊으며 때로는 짓궂기도 하다. 산문과 운문을 오가는 독특한 문체와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며 호평을 얻었다.
20여 개국에 판매됐으며, 킬리언 머피 주연의 연극으로 각색돼 2018년 3월 초연됐다. 황유원 옮김, 176쪽, 1만2500원, 문학동네.

◇출신 
독일 작가 사샤 스타니시치가 썼다. 중유럽의 정치적 변화가 자신과 가족의 삶에 끼친 영향을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은 2018년 3월 치매에 걸린 크리스티나 할머니 이야기와 그로부터 10년 전 화자인 나, 스타니시치가 독일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쓰는 자필 이력서 이야기로 시작해 2018년 11월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끝난다.
2019 독일도서상 수상작이다. 독일도서상 심사위원회는 “사샤 스타니시치는 뛰어난 스토리텔러”라며 “이 소설의 모든 문장 이면에는 손에 넣을 수 없는 ‘출신’의 역사가 담겨 있다.
스토리텔링의 동력이기도 한 이 역사는 조각·픽션·스토리의 가능성들로 하는 놀이로서만 손에 잡힐 뿐이다.
작가는 위대한 상상력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며 연대기·현실주의·형식적 명료성의 관습들로부터 독자들을 해방해준다”고 평했다. 권상희 옮김, 292쪽, 1만6000원, 은행나무.

◇변신·단식 광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단편 선집이다. 노벨문학연구소에서 ‘100대 세계문학’으로 선정한 카프카의 단편 중 22편을 엄선했다.
‘변신’ ‘단식 광대’ ‘선고’ ‘유형지에서’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 ‘인디언이 되고 싶은 소망’ 등이 실렸다.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전주대)와 임홍배 교수(서울대 독문학과)가 당시의 시대상과 문학적 해석을 기반으로 치밀하게 번역했다.
약 120면에 이르는 작가·작품 해설을 덧붙여 독자들이 카프카의 작품세계에 보다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유력 신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문학 편집부를 이끈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가 쓴 ‘카프카를 읽다’를 수록해 카프카를 바라보는 독일문학계의 최근 동향과 시각을 제공했다. 348쪽, 1만3000원, 창비.

◇조용한 아내 
캐나다 작가 A.S.A. 해리슨의 데뷔작이다. 바람둥이 남편을 둔 심리학자 아내의 이야기다. 아들러 연구자인 조디는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토드는 건축 사업가로서 야망을 하나씩 이뤄간다.
토드가 몇 번이나 외도를 했지만 두 사람은 20년간 부부 생활을 이어왔다. 조디는 남편 토드가 습관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고, 왜 그러는지 이유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단 두 사람이 부부라는 형태로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았다.
조디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평온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드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러 조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안정이 위협받게 됐다. 조용히 살아온 조디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변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결혼과 인간관계의 어두운 면에 대한 소설 중 단연 최고”라는 평을 받으며 27개 언어로 번역·출간됐다.
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2013년 4월 작가는 암으로 사망했고, 안타깝게도 소설의 성공을 확인하지 못했다. 박현주 옮김, 432쪽, 1만45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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