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수십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공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집단감염 사례는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환경임에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해 전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업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직군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언제든지 우리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는 이날 0시 기준 총 9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도 이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번 집단감염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로 '마스크 미착용'을 꼽았다. 
손영래 중대본 홍보관리반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콜센터 업무상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콜센터는 직원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종일 말을 하며 근무해야 하는 환경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좁은 공간에 수십·수백명의 직원들이 밀집해 일을 해야하는 만큼,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의 비말 등을 통해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콜센터 직원들처럼 직업 특성상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직군 종사자들 역시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요가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는 운동의 경우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불편해 강사와 수강생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요가 강사로 일하는 김모(30)씨는 “요가를 할 때는 호흡을 평소보다 길게 하고 코로만 숨을 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입과 코를 가리는 마스크를 쓸 경우 과호흡이 와서 위험할 수도 있다”며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안 쓴 채 대부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업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부분의 학원들이 휴원에 들어갔지만 이번 주부터 다시 문을 연 곳들도 있다”며 “학생들과의 수업 중에 전염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충남 천안과 아산에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격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줌바댄스가 코로나19 확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 9일 충남도와 천안·아산시 등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 확진자 101명 중 92명이 줌바댄스와 연관돼 있었다. 줌바댄스 강사 4명, 수강생 54명, 이들의 가족·지인 34명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충남 천안에서 개최된 ‘줌바댄스 강사 워크숍’에 참석해 약 3시간 가량 머무른 29명 중에서는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많이 몰리고 그 안에 감염자가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도 처음에는 1명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감염자 늘어나는 형태로 확산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줌바댄스 등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단체운동을 할 때도 확진자가 들어가면 더 빨리 감염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운동 방법은 폐쇄된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넓은 운동장 등 사람이 많지 않은 개방된 공간에서 뛰거나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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