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직장과 가정 내에서 타인과 거리를 두는 형태의 식사가 권장되고 있다. 특히 회식과 같은 형태의 집단 모임은 거의 사라지는 사회적 분위기인데, 일부 직장인들은 이를두고 “저녁이 있는 삶이 이뤄지고 있다”며 내심 반기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12일 다수의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구내식당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식사 중 대면 접촉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칸막이까지는 설치하지 않았더라도 시간대를 나눠 부서별로 식사하도록 안내하거나 ‘한 줄로 먹기’ 지침을 전파한 곳도 있다. 서울 강남의 한 공무원은 “마주보지 말고 일렬로 앉아 밥 먹자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 구내식당에는 칸막이가 가득 들어서면서 독서실과 같은 풍경이 된 곳도 있다고 한다. 한 제조업체 종사자는 “식당에 1인용 칸막이가 설치됐다”며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편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외식을 자제하고 가정 내에서도 끼니를 각자 해결하려는 시민들도 많다.

경기도에 사는 A(32)씨는 “밖에서 밥을 안 먹은 지는 오래됐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족들과 한 자리에서 먹는 것도 웬만하면 자제하려는 편”이라고 했다.

시민들은 식생활에서도 ‘거리두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칸막이 설치 등은 부담스럽다는 견해도 있지만, 대체로 혹시나 모를 코로나19 감염에 예방하기 위한 임시방편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칸막이까지 두고 밥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어떻게든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혼밥’ 등 각자 식사하는 형태의 식문화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회식을 안 하는 것은 물론 직장에서의 점심 또한 개인이 알아서 먹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집단·일괄적 조직 문화보다는 개별·유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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