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자체 공무원들의 피로 누적이 심화되고 있다.

13일 경기북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국내로 유입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7869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연일 환자가 늘어가고 있다.

특히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수도권 일대로 확산되자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도 사태 조기종식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장기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보건소를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한 각 지자체들은 다중이용시설 소독 등 지역 방역과 자가격리·능동감시대상자 관리, 선별진료소 운영, 역학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 등으로 직원 역할을 나눠 방역 활동을 실시 중이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업무에 과부하가 심한 보건소에는 기존 업무을 분리해주고 추가 인원을 파견하는 등 각별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대체인력 투입이 어려운 업무를 맡은 담당자들은 사실상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자리를 지켜야하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퇴근을 포기하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거나 퇴근 후에도 야간까지 유선으로 업무를 보는 경우도 흔한 상황이다.

한 지자체 보건소 관계자는 피로 누적 우려에 관한 질문에 “할 말은 정말 많은데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길게 얘기하기가 어렵다”는 말로 고군분투 중인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지자체 보건소 관계자도 “당장 내가 쉬면 대신할 사람이 없어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을 알다보니 때로는 주저앉고 싶어도 앉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도 대체할 인력이 없어 컨디션 저하에도 휴가 사용을 꺼리는 직원들을 위해 2교대 근무와 업무 분장 등 나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장기간 상황이 계속될 경우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지자체 총무과 관계자는 “아직 쓰러진 사람은 없지만 보건소를 중심으로 피로도 누적이 심해지고 있어 2교대 근무 등 대안을 찾아보고 있다”며 “특히 보건직은 여성이 많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 텐데 잘 버텨주고 있어 고마울 뿐”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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