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교회 확진자 46명…교회 확진자 100명 이상
시민들 “신천지와 다른게 뭔가”, “이웃사랑 않나”
일부 기독교인 “교회서만 걸린 것 아닌데 억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교회 집단감염’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교회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성남시에 따르면 이 지역에 있는 ‘은혜의 강’ 교회의 코로나19 확진 신도가 40명 추가되면서, 이날 오전 현재 관련 확진자가 46명으로 늘었다. 경기 부천에서도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생명수 교회’ 관련 확진자가 15명으로 증가했다.

그 밖에 부산 온천교회와 수원 생명샘교회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 교회 관련 확진자가 100여명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은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돼 시민들 눈총은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직장인 최지은(34)씨는 “본인들에게만 피해가 간다면 뭐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지역사회로 번져간다면 다른 사람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를 생각한다면 더욱 더 예배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김모(29)씨는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이 현실화된 마당에 생업인 직장에서도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불안한 마음에 종교에 더욱 의지하게 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공익을 위해 종교활동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이 벌어지는 교회의 특성상 더욱 더 예배를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부 김모(53)씨는 “교회에서는 찬송가도 부르고 헌금통도 돌려야 해서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라며 “지인이 다들 마스크를 껴서 괜찮다며 교회에 나가던데, 옷이나 소지품에 바이러스가 붙어오면 어떡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종교 신도들도 교회의 예배 강행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주교인 A씨는 “우리 아이들도 학교 못가고 있고, 나도 성당 안 가고 있다”며 “온라인 예배를 하면 되지 이런 상황에서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게 신천지랑 다른 게 뭔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30대 이모씨는 “이 시국에 예배하는 게 잘 한 일은 아니지만 회사나 지하철, 마트, PC방 등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는데 너무 교회에만 비난이 쏟아지는 것 같다”며 “요즘엔 온라인 예배를 보고 있는데, 교회에 다닌다고 하면 무작정 비난의 눈길을 보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전체 환자는 8236명이다. 24시간 전 대비 74명이 증가한 숫자로 신규 환자는 5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진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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