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4월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오는 11월19일 예정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 등 주요 대학입시(대입) 일정 계획이 연기될 것인지 여부에 전국민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입 전문가들은 아직 대입일정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은 아니라는데 공감하고는 있다. 다만 고등학교 현장의 대입일정 연기를 거세게 요구할 경우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4년제 대학 입학을 총괄 지원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김현준 대학입학지원실장은 1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대입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교협이 지난 2018년 8월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담긴 주요일정에 따르면 수시모집에 제출할 고3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마감일은 오는 8월31일이다.  

수시 원서접수 기간은 9월7일부터 11일까지 5일 중 3일 이상이며 전형일은 9월12일부터 12월14일까지 94일로 정했다. 올해 수능은 11월19일 치러질 예정이며 성적 통지일은 12월9일로 정해진 상태다.  

그러나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으로 개학이 연기되고 수업일수가 감축되면서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 따를 경우 대입일정 변경은 가능하다.  

그러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입일정 변경 여부는 개학 후 발표하겠다"며 결정을 유보했다.

유 부총리는 "개학해 학사일정이 시작돼야 중간고사 등 시험 일정이나 1학기 평가가 완료되는 시점을 정할 수 있다"면서 "대입일정 관련해서는 현실 가능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개학과 동시에 대입일정 등 학사운영 관련 사항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현장에서는 휴업명령이 총 5주간 이뤄지며 개학이 연기되기는 했으나 여름방학을 단축하면 수시모집에 필요한 학생부 기재 마감기일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수업일수를 10일 감축했고 수업시수도 그에 비례해 줄이는 방안을 허용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이라며 "예정대로 4월6일 개학하고 학생부 기재 마감일이 고정된다면 수시모집 기간과 수능 모두 연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부 기재 마감일정을 늦추자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올해부터 모든 학생에 대한 세부·특기사항 기록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교사들의 부담이 상당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8월31일까지 학생부가 마감되고 9월7일까지 수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데, 학생부 기록·점검과 대입 원서 작성 등 서류 준비에 일정이 빠듯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며 "대입일정을 순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수능 또한 연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지 않아 개학이 4월6일보다 더 연기될 경우에는 대입일정 연기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준 대학입학지원실장은 "개학이 더 늦춰지면 학생부 기재 마감일을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대입일정 연기가 반드시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6일 예정대로 개학할 경우 수능 역시 출제범위를 조정한다면 연기할 필요성은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에는 포항 지진으로 수능을 일주일간 연기한 바 있다. 당시에는 수능 이의신청과 정답 확정시기를 일주일씩 연기하고 채점기간은 단축해 수능성적 통지를 6일간 연기했다. 수시 전형기간과 정시모집 일정도 일주일씩 연기했다.

다만 고3 학생과 학부모가 재수생보다 불리하다며 수능 연기를 거세게 요구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여 수능을 연기할 경우 수시모집 원서접수기간과 정시모집까지 모든 전형일정이 일주일 간 미뤄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투스 김병진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준비 시간의 격차 발생으로 재학생에게 불리한 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나 상상은 불필요하다"며 "입시적인 준비에 있어 여름방학에 집중되는 것은 '자기소개서'인 만큼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를 검토해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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