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검사가 마무리 단계인 대구에서 한사랑요양병원 74명 등 요양병원 5곳을 중심으로 87명의 입원 환자와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대구·경북을 제외한 조사 중인 다른 지역 요양시설에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모여 생활하는 만큼 방역 당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선 성남 은혜의 강 교회, 분당제생병원 등 밀폐된 장소와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으나 기존 방역 대책만으론 전파 차단엔 역부족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학교와 어린이집에 이어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장애인복지관 등 모든 사회복지 이용시설에 다음달 5일까지 2주 더 휴관 연장을 권고하는 등 국민적 사회적 거리 두기 참여를 거듭 호소했다.

◇대구, 요양시설 전수조사서 확진자 다수 확인

1만명이 넘는 대구 지역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대구에선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하루 확진 환자가 46명 추가 발생해 일주일째 여전히 두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구 소재 요양병원 5곳에서 총 87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서구 소재 한사랑요양병원 74명, 북구 소재 배성병원 7명, 수성구 소재 수성요양병원 4명, 동구 소재 진명실버홈 1명, 수성구 소재 시지노인병원 1명 등이다.

특히 지난 16일 간호과장이 확진 판정을 받아 전체 입원 환자 117명과 종사자 71명 등 188명을 전수 조사한 한사랑요양병원에서는 환자 57명과 종사자 17명 등 74명이 ‘양성’으로 판명됐다. 10명 중 4명(39.4%)이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배성병원도 16일 종사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환자와 직원 112명을 전수 조사, 그 결과 환자 6명과 간호사 1명 등 7명이 확진됐다.

이같은 요양병원 추가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시행 중인 고위험 집단시설 전수조사가 30%가량 시행된 상태에서 나온 결과다. 대구시에서만 사회복지시설 330곳, 요양병원 67곳 등 397개소의 생활인 및 환자 2만685명, 종사자 1만2943명 등 3만3628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존 4개 센터 10명 외에도 대구 지역 콜센터에선 21곳에서 73명의 확진자가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 사이 발생한 환자들로 대부분 신천지 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 표본조사선 확진환자 없어”

대구·경북뿐 아니라 정부는 전국 모든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유증상 종사자 업무배제, 면회객 제한 등 준수 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한 데 이어 10%를 추출해 표본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 확진 환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내 유행 장기화 양상…해외는 악화”

정부는 신천지 전수조사 이후 신규 확진 환자가 줄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는 콜센터, 교회, PC방 등은 역학조사나 그에 따른 소독조치 등 기존 방역 대책만으로는 전파 확산을 막아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대신 신천지 여파 속에서도 하향 국면에 들어선 건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 참여의 성과로 판단하고 재차 국민적 참여를 요청했다.

실제 이날 오전 0시 기준 누적 확진 환자는 8413명으로 전날보다 93명 늘었다. 지난 15일 76명, 16일 74명, 17일 84명 등 하루 신규 환자가 나흘째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틀 연속 그 수는 늘어났다.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를 비롯해 경기 15명, 서울 5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에서 확진 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광주 1명, 울산 2명, 세종 1명, 충북 1명, 충남 3명은 물론 전남 1명, 전북 2명, 강원 1명 등 며칠째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런 산발적 발생, 특히 교회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 말고는 뾰족한 전파 차단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윤 반장은 “코로나19가 하향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나 ‘안정화’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외 상황과 지역사회 산발적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할 시기는 아니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결국 코로나19 국내 상황의 안정화는 방역 당국 못지않게 국민들의 참여가 키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사회복지 이용시설도 4월5일까지 휴관 연장 권고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이미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가 이달 23일로 예정했던 개학 및 개원일을 4월6일로 2주 더 미룬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서도 휴관 연장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정세균 본부장(국무총리) 주재로 중앙 부처 및 17개 시·도와 회의를 열고 사회복지 이용시설 휴관 연장 권고 및 돌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3월22일까지 2차례에 걸쳐 휴관을 권고했던 사회복지 이용시설에 4월5일까지 2주 더 추가 휴관을 권고했다.

휴관 권고대상은 기존 휴관조치한 15개 종류의 이용시설이다.

아동 관련시설은 지역아동센터, 다함께 돌봄 등이며, 노인 관련시설은노인복지관, 경로당, 치매안심센터, 노인주야간보호기관 등이다.

장애인 복지시설은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이 대상이다. 노인일자리, 장애인일자리, 자활사업 등 일자리 관련 시설도 휴관 연장 대상에 포함됐다. 이밖에 정신재활시설, 사회복지관, 노숙인 이용시설 중 종합지원센터 등도 휴관이 권고 됐다.

대신 이용시설 휴관 중 돌봄공백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종사자들은 정상근무를 하도록 할 방침이며 휴관 기간 돌봄이 필요한 아동·노인·장애인에게는 도시락 배달, 안부 확인, 활동 지원 등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회복지 이용시설 휴관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복지지원 2000억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추가경정예산에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한시생활지원 사업비 1조242억원을 편성하는 등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사업 운영, 일자리사업 참여자 급여 선지급 등 사회적 안전망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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