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을 네 번째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조주빈은 그동안 혼자 조사를 받아왔지만, 선임계가 제출되면서 오후부터 변호인이 입회한다. 검찰은 우선 인적사항이 확인된 피해자 20여명과 관련된 범행내용을 추궁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아동·청소년으로 파악됐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는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조주빈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전날과 같이 영상녹화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조주빈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면서 전날부터 영상녹화를 실시하고 있다. 전날 조사는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8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조주빈의 변호인은 이날 검찰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오전에는 조주빈 혼자 조사를 받고 있으며, 오후부터 새로 선임된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주빈은 경찰 단계에서 선임된 변호인이 검찰 송치 직후 사임계를 제출했고, 이후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아 혼자 조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조주빈을 상대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과 아동·청소년 등 음란물 제작·유포 관련 혐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본격 조사에 착수한 전날부터는 피해자별 구체적 범행내용과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조주빈에게 10여명의 피해자별로 개별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알게 됐으며 범죄 대상으로 삼았는지, 가해행위와 범죄기간, 음란물 활용 내역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 이날도 뒤이어 개별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사실을 조사 중이다.
경찰이 사건을 넘기면서 파악한 피해자는 최소 74명으로,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 그 중 20여명 정도가 인적사항이 확인돼 검찰은 우선 이들과 관련된 범행내용을 추궁하고 있다. 20여명 중 절반 정도가 아동·청소년으로 조사됐다.
조주빈은 묵비권 행사 등을 하지 않고 검사 신문에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단계와 같이 자신이 ‘박사’라는 것을 시인하고 영상 유포 등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송치된 일부 혐의에 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지난 25일 조주빈을 송치하며 적용한 죄명은 모두 12개로 수사기록은 별책 포함 38권, 약 1만2000쪽 분량이다. 이중 일부는 기소의견, 일부는 불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검찰은 현재 송치된 조주빈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서 송치한 나머지 4명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또 조주빈의 사기 혐의 등 추가 범죄와 나머지 공범 등 관련 수사를 경찰에서 진행 중이며, 검찰은 사건이 송치된 후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주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참고인이나 공범을 조사할 수 있겠지만 조만간 (소환 등) 계획이 잡힌 것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사방’ 등 일당의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가능성과 가상화폐 등에 대한 몰수 및 추징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을 추적하고 있으며, 검찰도 조사 과정에서 범죄수익 특정 및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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