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이오장

 

 입꼬리가 보이지 않는 거리

 순이는 어디 갔을까

 큰 길에서 부르는 소리 들리는데

 종각에 올라가 둘러봐도

 찾을 수 없다

 어깨 부딛치는 걸음

 손 잡고 가는 모습마저

 전혀 보이지 않는 길에서

 벙긋하게 입술 내밀어도

 눈여겨 보는 사람 없다

 누썰미 밝은 순이는 알아볼 줄 알았는데

 어깨 치수를 잊엊을까

 입 가린 경계심에 온기 전하지 못하고

 무겁게 갈앉은 목소리는

 배꼽 아래에 머물러

 연신 생기침을 토한다

 

 

이오장시인 약력

(사)한국현대시인협회부이사장

시집 왕릉 고라실의 안과 밖 외15권

동시집 하얀 꽃바람외 5권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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