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이날의 기억은 바다와 배로 요약된다. 304명의 생명이 깊은 바다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온 국민이 속수무책으로 지켜본 날이다.

여전히 속 시원히 드러나지 않은 진상에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리움과 진실을 향한 책임감,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만 계속되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은 16일,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 “아직도 생각하면 힘들기만”…故임경빈군 어머니

자식을 잃은 아픔이 시간이 간다고 가실 리 없다. 그 죽음의 진상규명마저 답보상태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2014년 4월16일 아들을 잃은 고(故)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는 6년 전 오늘만 생각하면 “여전히, 늘 힘들다”고 했다.

전씨에게 지난 1년은 앞선 5년과는 또 달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 결과 경빈이가 구조될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구조 지연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조위에 따르면 경빈이는 당시 맥박이 뛰고 있었음에도 20분 만에 도착이 가능한 헬기가 아닌 함정을 통해 병원에 옮겨졌다. 이렇게 해서 병원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시간41분이 돼버렸다. 경빈이가 타지 못한 헬기에는 당시 김석현 해경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이 탄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해 11월13일부터 매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빈이가 그렇게라도 (구조 당시 상황을) 알려줬다는 게 좋아할 일인데도 오히려 더 마음이 아파요. 너무나도 억울해서 아이들이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하니까 더욱 마음이 안 좋고, 힘든 6주기가 될 것 같네요.”

책임자 처벌(업무상 과실치사 등)을 위한 공소시효가 1년여 남은 가운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는 그저 아들의 기일에 추모만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게 숙명”…박병우 특조위 국장

박병우 특조위 세월호진상규명 국장은 “우리는 조사 결과로 모든 것을 얘기해야 하는 조직”이라며 “6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왜 사망했는지,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원인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밝히는 것에 최선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고 했다.

그는 “항상 활동을 지지해주고 믿어주는 유가족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족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이 이끄는 2기 특조위는 지난 2018년 3월 출범 후 12월11일 조사 개시를 선언해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 11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특별법)이 그 근거다. 책임자 처벌을 향한 공소시효가 임박한데다 활동기한도 오는 12월로 예정된 가운데 박 국장은 초조한 마음 뿐이다.

올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특조위 조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 사회적인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조사 대상자와의 대면 조사가 어려워지면서다.

◇ “진상규명 박차 가해야”…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

2014년 4월16일을 기억하는 시민들 역시 임박한 공소시효를 우려하며 이제는 진상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곽모(27)씨는 경빈이 어머니와 함께 매일 피켓 시위를 함께 하고 있다. 곽씨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것을 희망했는데 아니어서 6주기를 맞은 실망감이 더 크다”며 “진상규명에 속도가 안 붙는게 답답한 마음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난 수년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활동을 지속한 임소원(72)씨 역시 “올해는 꼭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진전이 없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산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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