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합류하는 마지막 3차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전국에서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 수가 지난 3월 초보다 약 3.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적으로 약 8만5000명의 초등학생이 긴급돌봄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전체 초등학생 272만1484명 중 3.1% 수준이다. 지난달 2일 참여자 수가 2만3703명(0.9%)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반만에 6만명 이상이 긴급돌봄 교실에 자녀를 보낸 것이다.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도 온라인 개학을 하는 만큼 맞벌이부부나 다자녀가구를 중심으로 긴급돌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선 현장에서는 사실상 등교개학과 다를바 없이 학생 감염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 차원에서 지금까지 총 3차례 개학을 연기하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긴급돌봄체제를 가동했다. 초등 방과후돌봄은 올해 1~4학년까지만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긴급돌봄은 1~6학년까지 돌봄이 필요한 학생 누구에게나 제공하도록 문을 넓혔다.

교육부가 지난 2월 처음으로 1주간 개학연기를 발표한 뒤 3월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공할 긴급돌봄 1차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당시에는 초등학생 4만8656명(1.8%)가 신청했다. 이후 3월9~2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긴급돌봄 관련 2차 수요조사에는 초등학생 총 5만2284명(1.9%)이 신청했다.

맞벌이부부 근무시간을 고려해 돌봄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같은 기간 긴급돌봄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5시에서 오전 9시~오후 7시로 확대하고 3차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긴급돌봄을 신청한 초등학생 수는 6만490명(2.2%)으로 2차 조사 대비 8206명 늘어난 바 있다.

신청 수요는 늘었으나 정작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 수는 적었다. 자녀가 코로나19에 노출될까 우려해 학교 돌봄교실에 보내지 않은 학부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일 1차 긴급돌봄 첫날 참여한 학생은 수요의 절반이 채 안 되는 2만3703명(48.7%)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달 30일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 수는 5만4205명(2%)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개학이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맞벌이 부부의 가정돌봄 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긴급돌봄 참여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 17일 1만9672명이 긴급돌봄을 신청했으며 실제로는 1만4505명(3.5%)이 참여했다. 지난달 2일에 참여자(5601명) 대비 1만4000명이 증가했다. 신청자 대비 참여율도 43.8%에서 73.7%로 30% 가까이 뛰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달 2일 6906명(0.9%)에서 17일 1만9088명(2.4%)으로 1만2182명이나 늘었다. 인천은 돌봄 참여 학생 수를 아직 취합 중이며 약 4200명(2.6%)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일 1304명(0.8%)이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농산어촌 학교가 많은 시·도에서 참여율이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학부모 원격학습 피로도↑…20일 후 긴급돌봄 수요 폭증할까

지난 16일 초등학교 4~6학년도 개학한 이후 긴급돌봄에 실제 참여하는 학생 수는 더 많이 늘었다. 지난 30일 참여자 수 5만4205명 대비 보름여 만에 3만명이 증가했다.

이미 일부 학교에서는 긴급돌봄을 신청하는 초등학생 학부모 수가 증가하자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학년 학생은 참여를 자제시키고 맞벌이 가정 및 저소득층 가구 위주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아직은 늘어나는 돌봄수요 개별학교가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오는 20일 온라인 개학을 하면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받고자 하는 참여 학생들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긴급돌봄교실에서는 돌봄전담사나 원격학습도우미가 아이의 학습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는 3시간 동안 온라인 수업관리를 받으며, 그 전까지 교사가 임시적으로 수업을 관리한다. 점심시간부터는 돌봄교사가 학생들을 관리하고 오후 과제를 푸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이미 1~3학년 개학 전 긴급돌봄에 참여한 8만5000여명 중 초등 1~2학년이 6만여명으로 전체 7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휴가를 다 소진한 맞벌이부부 외 아이가 셋 이상인 다자녀 가구에서도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벌써 학부모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자녀의 학습을 일일이 봐줘야 하는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은 스마트기기로 원격수업을 받으며, 초등학교 1~2학년은 EBS 방송을 시청하거나 학교에서 보내준 학습지 등을 풀면서 일과를 보내게 된다.

이처럼 긴급돌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다른 문제도 발생한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면 등교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거리두기가 무색해진다는 우려다.

교육부는 긴급돌봄 운영 지침에서 물리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돌봄교실이 과밀학급으로 편성되지 않도록 한 반에 학생 수는 10명 내외로 정하도록 권장했다. 일반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25~30명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공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쓰는 셈이다.

교육부는 돌봄수요가 많은 경우 학교 도서관 등 자체공간도 활용하도록 했다.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밀접하게 접촉하거나 재채기, 콧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운영을 금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저학년 온라인개학이 예정된 20일 당일 수요와 실제 참여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상황을 보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면 논의할 예정”이라며 “지금은 실제 수요와 학생이 얼마나 증가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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