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 100일째를 향해 가면서 인천공항은 ‘국가 관문’이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변해버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인한 ‘국가 간 단절’ 사태의 직격탄을 인천공항이 맞은 것이다.

27일 인천공항에 따르면 예년 하루 평균 20만명 수준이었던 일일 이용객 수가 최근에는 3000~4000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역대 최대 여객인 7116만9722명(일평균 19만5000여명)을 기록하며 세계 공항 순위 5위(국제여객기준)를 차지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이달 들어 이용객이 95% 이상 급감해 하루 이용객이 3000~4000명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이달 20일과 21일 각각 일일 이용객이 2671명과 2907명까지 떨어지는 등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세계 183개국이 자국 내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에서 한국발 승객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정부도 한국발 입국을 금지한 국가에 대해 사증(비자) 면제 및 무사증 입국을 제한하고 있어 국가 관문인 인천공항의 입장에서는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공사는 지난달 1단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공항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판단에서다.

공사가 발표한 비상운영 계획은 ▲일일여객이 일주일 이상 7000~1만2000명 수준일 경우 1단계(출국장 축소와 활주로 등 기본시설 축소 운영, 셔틀트레인 감편 등)를 검토하며 ▲여객이 3000~7000명 수준일 경우 2단계(1·2터미널 부분 운영, 제3활주로 운영 중단)를 ▲여객이 3000명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전기와 가스 등을 최소로 유지하고 터미널 기능을 축소화하는 등의 3단계를 검토하게 된다.

공사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2단계 비상운영에 들어가야 하지만 정부와 공항공사는 여객 수만으로 비상운영을 결정할 경우 여러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단계 돌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과 상업시설 등은 직원들의 수를 줄여 단축운영에 들어가거나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공항에 입점한 100개 면세점 중 운영시간 단축에 들어간 매장은 28개, 휴점한 매장은 6개에 달한다. 또 총 214개인 식음료 매장 중 단축영업에 들어간 매장은 101개, 또 휴점에 들어간 매장은 89개 매장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 입점한 업체들은 공사에 임대료 인하 및 감면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입점업체들은 영업요율(판매에 따른 수수료 감면)에 따른 인하방안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드릴지는 미지수다.

앞서 정부는 입점업체 지원에 중소와 소상공인 50%, 중견 및 대기업은 20%의 임대료 감면 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입점업체는 정부의 방안 외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면세업체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추가적인 지원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면서 “다음주에는 추가적인 지원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도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천공항의 당기순손실이 16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공사의 매출수익은 1조5920억원으로 전년 2조7592억원과 비교해 약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198억원으로 전년 1조2886억원과 비교해 98%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천공항의 항공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공항산업 생태계가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현재 추진 중인 비상경영체계의 효과적인 운영과 경영 개선을 통해 공항산업 생태계의 상생발전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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