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국제유가의 변동성에도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원유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지수를 구성하는 월물교체가 있었지만 투자에 따른 괴리율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원유선물 상품은 일반적인 주가와 다르다는 점에서 주요 핵심 사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근월물과 익월물, 롤오버, 콘탱고, 백워데이션 등을 모른채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월물을 익월물로 바꾸는 롤오버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WTI 선물 지수의 종목 구성을 변경했다. 지수 내 근원물인 6월물을 팔고 익월물인 7월물을 사들인 것이다.
이는 원유선물에서 주로 나타나는 롤오버다. 통상 원유선물 거래는 만기가 도래하기 전 계속해 선물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최근원물을 교체한다. 만약 만기 전까지 팔지 못할 경우, 실제 현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일 발생했던 유가 마이너스 사태에 대비한 움직임이다. 당시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WTI 5월물의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내던지듯 팔았다. 원유를 실물로 받을 경우, 처리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국내에 상장된 원유 ETN들의 경우, 만기를 앞두고 미리 롤오버 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매달 5영업일에서 9영업일에 롤오버가 진행된다. 만약 S&P의 사전적 교체가 없었더라면 5월 중순 익월물로 바뀔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내 원유ETN들이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선제적으로 바뀜에 따라 국내 원유ETN들 역시 익월물로 전량 바뀌었다.
    
◆거래 정지 시킨 괴리율과 지표가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높은 괴리율로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 이뤄진 조치다. 거래가 정지된 ETN들의 괴리율은 무려 100~749%에 달하기 때문이다.
괴리율은 ETN의 지표가치와 시장의 가격 차를 의미한다. 괴리율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ETN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ETN은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시킨 파생결합증권이다.
이렇다 보니 기초지수에 따라 지표가치의 차이가 존재한다. 거래가 정지된 레버리지 원유 ETN들은 조금씩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다르다. QV·신한 레버리지 WTI ETN은 ‘DJCI Crude Oil 2X Leverage TR’를 추종하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 ETN은 ‘S&P GSCI 2X Leveraged All Crude Index TR’를, 삼성 레버리지 WTI ETN은 ‘S&P GSCI Crude Oil 2X Leveraged TR Index’를 기초지수로 하고 있다.
즉, 위의 기초지수가 상승하면 이를 지표가치로 하는 국내 원유 ETN들도 동반해 움직이는 것이다. 다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투자자들이 호가 방식으로 주문을 하다 보면 지표가치와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DJCI Crude Oil 2X Leverage TR’이 0.5% 올랐지만 투자들이 1.1% 오른 가격으로 거래한다면 괴리율이 0.6% 발생하는 것이다.
괴리율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들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만약 괴리율이 높은 시점에 살 경우, 괴리율이 축소하면 그만큼 ETN의 가격도 빠질 수 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도 변수
원유 선물에 대한 롤오버시에 콘탱고(Contango)와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콘탱고는 근월물을 익월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근월물보다 익월물이 비싸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콘탱고가 발생하나 최근의 경우, 6월물보다 7월물이 70% 이상 비싼 슈퍼 콘탱고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럴 경우, 비용이 발생되면서 지표가치가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10달러짜리 6월물을 담고 있을 당시 지표가치가 50이었으나, 17달러 짜리 7월물로 롤오버를 해도 지표가치가 75로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비용 발생이 지표가치에 반영 된 영향이다.
반대로 근월물이 익월물보다 비싸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백워데이션이라고 일컫는다. 이 경우, 지표가치가 하락해야 하나 수익 발생으로 큰 하락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주식과 과세체계가 다르다
마지막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일반적인 주식과 과세체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하는 주식의 경우, 거래세 0.25%외 세금이 없다. 즉, 주가의 수익률만큼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반면 ETN은 거래세가 없는 대신에 배당소득세 15.4%를 과세한다. 만약 원유 ETN에 투자해 1000만원의 수익이 났다면 이 중 154만원이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다.
또 소득이 2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금융소득종합세가 되어 세율 이 최대 42%까지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가 수익을 낸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으로 떼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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