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청정한 마음이 온 세상을 치유합니다. 존재 전체를 기울여 사랑하십시오.”
‘무소유’의 삶을 살고 떠난 우리 시대의 큰 어른 법정 스님. 법정 스님이 수행 끝에 길어 올린 깨달음이 담긴 책 ‘좋은 말씀’이 출간됐다.
이번 책은 법정 스님의 열반 10주기를 맞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법문과 강연 내용을 엮은 것이다.
‘생전에 밥값은 하고 가겠다’며 적극적으로 대중에 다가서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했던 법정 스님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겼다. 병든 세상을 치유하고 인간으로서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도 제시한다.
미공개 법문과 강연 내용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의 것이다. 이 시기는 법정 스님이 불교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를 발족하고 사회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던 때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마주한다. 그 때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길, 올바른 길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현대인만큼 각종 사회 문제와 환경 문제, 도덕적 해이, 자본주의, 경쟁주의,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고 자아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는 존재도 없다.
법정 스님은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기업들의 과도한 이윤 추구, 시장 확대를 꾀하는 강대국들의 지배 전략, 점점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소비 시스템 등 꾸짖으며 대중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애쓴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덕이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의 덕은 지혜에서 나오지, 지식에서 나오지 않는다. 유식해지기 위해 절에 다니는 것이 아니다. 많이 알 필요 없다. 몰라도 된다. 바르게 살 수 있으면 된다. 자기답게 살 수 있으면 되는 거다”
법정 스님은 ‘사람은 성숙할수록 젊어진다’, ‘남보다 적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죽지 않고 생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야 말로 진짜 부자’,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살면 남이 부럽지 않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지나 버린 과거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과거 때문에 현재가 소멸된다’ 등의 깨달음을 전한다.
이를 통해 결국 삶을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나 자신’임을 강조한다.
‘좋은 말씀’과의 만남은 승려 신분을 넘어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수필가, 사회운동가, 환경운동가였던 법정 스님을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만남 속에서 스스로 품었던 고민과 갈등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92쪽, 맑고 향기롭게 엮음, 시공사,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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