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텔레그램 성착취 범행의 원조격으로 알려진 n번방 ‘갓갓’을 검거하면서, 박사방 조주빈(25·구속기소) 사이의 연관성 여부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11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갓갓을 조사 중인) 경북경찰청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박사방과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정보공유를 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특별한 연결고리는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갓갓과 조주빈은 올초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다른 회원들이 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갓갓은 당시 조주빈에게 “나는 절대 안 잡힌다”, “재미로 하는 일”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북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갓갓’으로 불리는 n번방 운영자 A(25)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소환 조사하던 중 자신이 갓갓이 맞다는 자백을 받고 긴급체포했다고 전했다.

A씨는 SNS에서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일탈 계정에 운영진을 가장해 URL을 보내 재로그인을 요구, 여기에 입력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개인정보를 캐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틀어쥐고 협박해 개처럼 짖거나, 남자 화장실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영상을 찍게 해 n번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1~8번방에 돈을 받고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체적인 범죄사실 등을 언론을 통해 전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A씨의 범법 행위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특히 A씨가 문화상품권 등을 통해서 n번방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유료회원 추적이 어떻게 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경찰은 조주빈이 비트코인을 받고 운영한 박사방 유료회원을 추적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n번방의 이용자 규모가 과연 얼마나 될지, 얼마나 밝혀질지도 관심이다.

박사방의 경우 이날까지 40여명이 유료 회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찰은 계속해서 유료회원을 추적 중이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디지털 성범죄 관련 검거자 수는 430명으로 이 가운데 70명은 구속됐다. 주요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과 관련해서는 173명이 붙잡혔다. 제작·운영자 14명, 유포자 9명, 소지자 143명 등으로 구분된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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