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이종배 의원이 선출됐다.
▲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이종배 의원이 선출됐다.

 

4·15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초·재선 당선자를 중심으로 쇄신 모임이 다시 등장하게 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제 목소리를 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여부도 결국 초·재선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정당에서 사상 초유의 선거 4연패로 ‘쇄신의 계절’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과거에도 당 주류 세력을 견제하거나 당이 위기에 처할 때면 개혁에 앞장 섰던 ‘쇄신파’가 등장하곤 했다. 특히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들이 당을 위기에서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6대 국회 시절에는 ‘미래를위한청년연대(미래연대)’가 출범했다. 지금까지도 보수정당 소장파의 대명사로 거론되고 있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바로 이때 태동했다. 
17대에서는 ‘새정치수요모임’이 운영됐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모이는 ‘수요조찬공부모임’으로 출발해 정치 현안 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 과제를 논의하고 목소리를 내면서 당 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계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7년 대선 당시 각각 이명박·박근혜 경선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치적 분화기를 맞았고, 이후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양분됐다. 
18대에서는 개혁 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이 만들어져 개혁의 목소리를 냈고, 19대 국회에선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과 ‘아침소리’가 활동했지만 과거의 쇄신파 모임만큼 큰 영향력을 갖진 못했다. 20대 국회에선 ‘통합과전진’이 있었으나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당의 신주류로 부상하면서 당에 쓴소리를 하는 소장파 모임과는 거리가 있어 당권파 별동대에 그쳤다는 혹평도 없진 않다.
21대 국회에서는 통합당의 기존 중진들이 대거 공천에서 물갈이되거나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당 내에서 초선(40명)과 재선(20명)의 존재감이 높아졌다. 초·재선 비율이 71%를 차지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규모 면에서 무게감이 커지게 됐다.
초·재선들이 당 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움직임도 활발하다. 초선 당선인들은 원내대표 선거에 토론회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개혁 모임도 여러 갈래에서 추진되고 있다. 초선과 원외, 3선이 참여하는 원내외 개혁모임이 만들어지고 있고, 3선 하태경 의원이 70년대생 40대 초·재선과 함께 개혁모임을 추진 중이다. 재선 이양수·김성원 의원도 초·재선과 당직자, 보좌진이 참여하는 개혁모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초선이 민감한 현안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세력화에도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으나, 비대위원장의 권한과 임기를 놓고 1년짜리로 내년 3월까지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당헌당규에 명시된 대로 조기전대를 치르기 위한 8월까지로 할 것인지, 전권을 부여하되 임기를 연말까지로 제한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른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영남의 한 초선 당선인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합리적 평가가 많은데 일단 비대위는 비대위”라며 “제대로 된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는 어느 정도 찬성하는 것 같고, 김종인 내정자도 전국위원회를 통해 8월 말로 임명은 돼있는데 그대로 맡아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또 임기 연장하고 그러면 거기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초선은 “원내에서 핵심이나 변화줄 수 있는 분이 안 계시면 외부의 유능한 분이 일정기간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제가 생각할 때 비대위는 일정한 기간 해야지, 무작정 기한은 찬성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초선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만약 다수 의원들이 지지한다면 굳이 독불장군같이 할 수는 없지만 저는 굳이 따진다면 자강파에 속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선 초선 40명 중 30명이 50·60대로 평균연령이 54세에 달하는 만큼 개혁 성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을지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통합당 초선의 상당수가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권 출신인데다, 대부분 구청장이나 시장, 시의원 등을 역임한 지방 토호세력 출신이거나 관료 출신이어서 기득권에 더 익숙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김유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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