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클럽, 집단 아닌 지역 사회 내 ‘조용한 전파’ 퍼졌을 가능성
전문가 “이미 2차 감염 발생, 격리·치료 등 시간과의 싸움 중요”

이태원 내 특정 클럽에서 발생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또 다른 클럽에서도 발견되면서 이태원 일대에 광범위한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1만936명이며 지난 11일에 비해 27명이 증가했다. 지역사회에서는 2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서울이 12명, 경기가 8명 등이다.

이태원 클럽 확진환자가 처음 알려진 7일 이후 지역사회 내 확진환자는 모두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여서 이날 발생한 지역사회 내 확진환자들도 이태원 클럽 관련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태원 클럽 확진자들은 5개 정도의 특정 클럽에서 발생했다. 이 클럽들 중 일부는 ‘동성애’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발생하며 성소수자와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간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확진환자는 ‘메이드’라는 또 다른 클럽만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럽은 성소수자와는 관련이 없고 누구나 알 정도의 대형 클럽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의 지표환자로 지목됐었던 경기도 용인시 66번째 확진환자는 이 클럽을 방문하지 않았다.

아직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의 최초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들 중 증상이 가장 먼저 일어난 확진자들의 첫 증상 발현일은 5월2일인데 이 때 증상이 나타난 확진자는 3명이다. 초발환자가 1명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에 용인 66번째 확진자는 5월2일 클럽을 방문했는데, 4일 뒤인 5월6일에 클럽을 방문한 방문객이 확진판정을 받은 사례도 나타났다.

집단감염 내에서도 감염 시기와 장소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특정한 장소나 집단보다는 이미 지역 내 감염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됐었던 것이라는 추측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방문한 클럽의 종류도 다르고 또 방문한 날짜도 다르기 때문에 1, 2명이 이 유행을 전파했다라고는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며 “어느 정도 커뮤니티 내에서의 그런 감염이 소수에 있었고 그게 연휴기간 동안 오픈한 클럽이라는 것을 통해서 약간 증폭됐다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이다. 지역 사회 내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면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로부터 접촉자 다수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했던 대구에서는 686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신천지 관련 확진자 4510명을 제외하더라도 2352명이 감염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도 720명에 달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한 달 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풀어지고 황금연휴때 더 많이 완화되는 풍조 속에 집단발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 사인이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게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시점과 잠복기를 지나서 환자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이태원 클럽발 집단발생이 생겼다”며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미 2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어서 확진자를 발견하고 검사해서 격리하고 치료하는 조치가 얼마나 빨리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인 =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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