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하며 2달 연속 역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끝자락인 1999년 초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임시직 취업자가 3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비경제활동인구가 20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쇼크가 전 분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47만6000명(-1.8%) 쪼그라들었다.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앞서 3월 취업자는 19만5000명 줄어들면서 2010년 1월(-1만명) 이후 10년2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달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인 데 이어 감소 폭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관광객 유입이 급감하면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자가 감소했으며 운수 및 창고업 증가 폭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21만2000명(-9.2%) 줄었다. 산업 분류 개편 작업이 있었던 2014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내려앉았다. 교육서비스업 역시 2014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13만명(-6.9%)을 기록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2만3000명(-3.4%) 줄어들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수출 부진 등으로 전년보다 4만4000명(-1.0%)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1월(8000명) 반등했지만, 3월(-2만3000명) 다시 내림세로 전환한 바 있다.

은 국장은 “제조업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며 “석유류, 화장품 판매 부진 등으로 제조업 지표도 안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분야에도 여지가 있지만, 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면서 “자동차 분야에서도 취업자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만7000명·3.5%), 농림어업(7만3000명·5.2%), 운수 및 창고업(3만4000명·2.4%) 등에서는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60세 이상이 27만4000명 증가했다. 이밖에 40대(-19만명), 30대(-17만2000명), 20대(-15만9000명), 50대(-14만3000명) 등 전 연령층에서는 뒷걸음질했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4개월째 추락 중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역시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최대인 24만5000명이나 줄었다.

은 국장은 “전 연령대에서 임시직 위주로 취업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며 “60대 이상도 취업자는 늘었지만, 취업자 증가 폭은 이전보다 축소됐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59.4%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10년 4월(59.2%)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낮다. 아울러 2009년 5월(-1.4%)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1.4% 하락한 65.1%를 보였다.

지난달 실업자는 117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3000명(-5.9%) 감소했다. 2000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4.2%로 전년보다 0.2%p 하락했다.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9%로 전년 동월 대비 2.5%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1.4%p 올라간 26.6%를 보였다. 고용보조지표3과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 모두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동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0만명(2.9%)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2%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는 2.4%p 상승했다.

하지만 임시근로자는 58만7000명(-12.0%) 줄었다. 이는 1990년 1월(-58만7000명)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도 19만5000명(-13.7%) 줄었다.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가장 많이 취업자가 감소한 셈이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0만7000명(2.6%)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7만9000명(-11.4%) 감소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2만2000명(-2.0%) 줄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526만8000명으로 651만3000명(-29.9%) 감소했으며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980만9000명으로 490만6000명(100.1%) 증가했다.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는 10만9000명(-6.1%) 쪼그라들었다. 18~35시간 취업자는 501만6000명(160.7%) 증가했다.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취업 시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시 휴직은 14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3만명(318.8%) 늘었다. 다만 3월(160만7000명)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일시 휴직자는 무급 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된다. 복귀가 불분명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을 넘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되지만, 복귀가 확실하기 때문에 일시 휴직자로 잡힌다는 것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99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83만1000명(5.1%)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가 43만7000명(22.2%)이나 늘었다. 20대에서 11만명(34.7%), 60세 이상 10만8000명(13.1%), 40대 8만4000명(40.0%), 50대 7만3000명(18.5%)이 증가했다. ‘육아’는 5만5000명 늘며 2009년 4월(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가사 역시 2011년 9월(25만1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인 22만4000명(3.8%)으로 조사됐다.

은 국장은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인해 채용 면접 연기 등 구직 활동이 예년보다 둔화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면서 “일시 휴직자의 경우 교육서비스업·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이) 재개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4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취업자가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적극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패키지를 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차질없이 추진·점검하고 3차 추경안을 면밀히 준비, 고용 시장 충격으로부터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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