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중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방역 수준을 더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도 종교활동이 시작되고 등교 개학이 예정돼있는 만큼 위험도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4일 오후 2시1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다음 주 수요일로 고3 개학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위험도에 대한 평가나 의견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국민의 외출을 자제하고 종교·체육·유흥시설에 대한 운영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6일부터 시작된지 14일로 일주일이 지났다.

생활 속 거리두기 적용이 시작된 6일 신규 확진환자는 2명이었으며 다음 날인 7일엔 4명이었다. 7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경기 용인 66번째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8일 12명, 9일 18명, 10일 34명, 11일 35명, 12일 27명, 13일 26명, 14일 2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상황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은 언제든 가능하다. 정부도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을 앞두고 국내 발병 상황에 따라 언제든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단 정부는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로 당장 전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내 의료자원 수준을 고려했을 때 하루 신규 확진환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5% 이내면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환자는 여전히 20~30명대이고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환자 226명 중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도 4.4%다.

문제는 이태원 클럽 중심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이후 현재까지 질병관리본부에 의해 확인된 클럽 관련 확진환자만 133명이다.

아직 최초 감염원이 규명되지 않았으며 서울 시내 11개 클럽에서 확진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홍대’ 주점에서는 이태원 방문력이 없는 5명이 집단감염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신규 확진환자는 언제든 하루만에 50명을 넘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신천지’ 중심 집단발병이 발생했을 때 하루 900여명의 신규 확진자도 나온 바 있다. 지금은 20~3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일이라도 신규 환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천에서는 3차 전파 사례까지 나왔다. 학교와 학원 등 교육기관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온 상태에서 다음주로 예정된 학교 등교가 실시되면 세 자릿수 확진자 발생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놨다.

일각에서는 방역 수준의 전환과 별개로 지침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31개 세부지침을 보면 가급적이라는 표현들 때문에 수칙을 안 지켰을 때 방법이 없다”며 “시설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단계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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