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시장 안병용)는‘책 읽는 도시 의정부’를 역점과제로 추진해왔으며 미술과 책이 융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술특화 공공도서관을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개관 이후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의정부미술도서관의 기획 의도와 특색,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다음과 같다. 
    
■ 도서관이 미술관을 품다
의정부시는 천상병예술제, 회룡문화제, 의정부음악극축제 등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가 높고, 신사실파 6인(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규상, 백영수)중 백영수 화백이 96세까지 의정부시 호원동에 거주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 예술친화적인 도시이다. 하지만 공립미술관의 부재 등 지역주민들의 문화욕구 충족 및 문화향유를 위한 시설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다. 의정부시는 2014년, 도서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용역에서 지역적 여건 분석과 시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미술 분야를 특성화하는 것으로 건립 방향을 도출하고, 도서관의 정체성을 미술분야에 공공성을 강화한 미술특성화도서관으로 결정했다.
    
■ 도서관의 공간과 가구는 작품
도서관에 들어서면 공간과 가구를 가장 먼저 마주하고, 오랜 시간 시각과 몸으로 맞대게 된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의 공간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도서관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가구는 지루하지 않고 획일화된 모습으로 재단되지 않으며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오픈공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1층은 아트그라운드로 전시관과 미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2층은 제너럴 그라운드로 일반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는데, 어린이 자료존과 일반 자료존을 분리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와서 같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연결했다. 3층은 멀티 그라운드로 열람과 체험, 창작과 교육, 커뮤니티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이 모든 공간은 원형계단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연결된 공간의 개방성을 극대화하고자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도서관 내부로 들였으며, 서가 등의 가구는 벽면서가를 제외하고 높지 않은 반투명 아크릴 소재로 제작하여 책 속에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배치되어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공부를 위한 도서관이 아닌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공동체 성격의 도서관을 지향한다. 도서관이 조용히 독서만 하는 곳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시민의 광장으로 도서관의 가치가 진화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도서관 자료 특별함을 더하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미술관과 도서관이 복합된 전국 최초의 미술특화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하여 예술서적의 장서구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백영수 작가를 모티브로 한 도서관으로 신사실파 섹션을 따로 마련하여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사실파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자료수집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문의견을 통해 신사실파 작가의 작품이 수록된 현대문학 창간호(1955년)등의 희귀자료 550여점을 구입하여 전시하고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도록을 별도 배치하여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미술관의 출판물을 수집 비치할 예정이다. 
예술자료를 수집하는 중에 미국 내에서 아시아 컬렉션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에서 미술전문자료 1,000여권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향후에는 더욱 전문적이고 희귀한 예술서적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시민의 참여 도서관을 움직이다
2019년 11월 29일 의정부미술도서관 개관 이후, 올해 2월말까지 도서관의 방문자수는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 도서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블로그와 각종 SNS의 후기를 통해 입소문이 난 결과다. 
일반 이용자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의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에는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매력과 더불어 주제별, 연령별로 제공되는 북큐레이션이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3만 5천권이 넘는 책들 속에서 각 분야별 서비스 담당사서가 주제에 맞게 가려 뽑은 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시민들의 호응은 이미 뜨겁다. 
뿐만 아니라 미술에 관심 있고, 미술을 전공하는 시민들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위하여 전시해설사인 도슨트를 시민 자원활동가로 양성하여 시민들의 전시 관람을 돕고 있다. 또한 작업 공간이 필요한 신진작가 지원을 위하여 오픈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술전공자들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전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청년문화 예술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문화예술분야의 인재를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불과 개관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의정부미술도서관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도서관 공간에 가치를 담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그 동안 국내에 없었던 최초의 미술특화 공공도서관이다. 그 동안 미술자료를 모아놓은 곳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에 부속된 자료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경우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고 자료 대출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누구나 편하게  예술과 관련된 전문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자료를 제외한 모든 도서를 1인당 10권씩 무료로 대출할 수 있다는 점도 미술관 속 자료실과 차별화 된 점이다. 
그 간 공공도서관들은 공부방이나 열람실로 인식되었다.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 그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이제 그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고자 작가들과의 콜라보로 만든 오브제(소품, 의자 등)를 비치하는 등 공간의 매력을 한층 끌어 올렸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공간의 변화는 도서관 문화를 바꾸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며, 지역을 성장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며, “도서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의정부미술도서관에 방문하여 공간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의정부 = 유광식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