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자녀가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생업에 지장을 겪게 되는 맞벌이가정과 한부모가정을 중심으로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고3의 등교개학으로 경기지역 고3학생 11만3400여명이 대면수업을 실시 중인 가운데 27일에는 고2와 중3, 초1·2학년, 유치원생 등이 대면수업을 시작한다.
다음달 3일에는 고1과 중2, 초3·4학년이, 다음달 8일에는 중1과 초1·2학년이 각각 등교한다.
이런 가운데 전날 첫 등교 후 경기도에서만 27명이 발열 증상으로 선별진료소에 이송되는 등 확진자 발생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이날도 오후 2시까지 남양주 1명, 포천 2명, 일산 1명 등 4명의 학생이 발열과 기침 증상으로 시험 도중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특히 전날 인천에서는 코인노래방에 다녀온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구에서는 이날 기숙사 입주 전 검사를 받은 고3 학생 1명이 확진을 받아 학교가 폐쇄되는 등 학생들의 확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당장 방역당국도 개학 후 학교 내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학교에 대한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기북부는 물론, 전국 모든 학교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안고 대면 대면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당장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맞벌이가정이나 한부모가정, 보호자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조손가정 등은 자녀나 손주가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돌볼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초등학생 등 홀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연령대의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집단감염 등에 노출될 경우 생업을 포기하고 자녀를 돌봐야할 처지다.
법정 전염병 감염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이 있기는 하지만, 고용상태가 불안한 학부모는 생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혼자 양육 중인 한 40대 김모씨는 “부모님도 연세가 많고 건강이 안 좋아서 맡기기 어려운데 아이가 학교에서 감염되거나 친구 중에 확진자가 발생해 자가격리되면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하다”며 “당장 등교개학 후 열이라도 나서 데려가야 한다고 하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가겠지만, 격리 대상이 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도 드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초등학생 손녀를 혼자 키우고 있는 70대 강모씨도 “당장 어디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 손녀가 학교에 갔다가 감염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장 피붙이가 나뿐인데 내가 옮아서 죽기라도 하면 아이는 누가 돌볼지 생각만 해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교육부 등 유관부처와 협의해 학생 등교에 대비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지만, 독립적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의 확진 이후 대책은 사실상 현장 상황과 판단에 맡기고 있는 상태다.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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