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이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를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줄을 잇는 상황이라 한은도 역성장을 공식화할지 주목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초 “플러스(+) 성장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0%대 성장을 제시한 상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번 경제전망 발표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전망치는 2.1%로 코로나 확산 직전인 지난 2월 경제전망 때 제시됐다. 코로나 충격이 반영된 한은 성장전망이 나오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향폭은 ‘코로나 리스크’에 달려있는데, 적어도 한은이 플러스 성장 전망을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속보치 기준 -1.4%였다.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된 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올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려면 3분기부터는 수출 감소, 내수 위축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돼야 한다.

한은이 하반기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된다는 전제로 성장세가 회복된다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면 0%대 성장률 전망을 제시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1.5%), 피치(-1.2%), 무디스(-0.5%) 등을 비롯해 해외 투자은행(IB) 등을 중심으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는 곳이 많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은 역시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물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확산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2%로 내려앉고, 최악의 경우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며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인하한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총재는 “지금으로서는 금리정책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얼만든지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경제 성장률 정채, 근원물가 하락으로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할 전망”이라며 “동결되더라도 인하 기대가 7월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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