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 결과가 나오는 때면 어김없이 만점자 인터뷰가 뉴스를 타고 흘러나오곤 했다. 그들 대부분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고 EBS 교육방송을 열심히 들었다’는 류의 답변을 해왔다. 또 이걸 들은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타고난 머리가 좋거나, ‘뻥’이거나.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9년 동안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가 있다. 그의 이름은 황광일.
그는 말한다. 사실은 그들이 정말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라고. 학원이나 교과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쓸데없는 것 말고 진짜 필요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소리라고.
남들이 잘못된 방법과 잘못된 방향으로 헛심을 빼고 있을 때 묵묵히 정도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남들보다 쉽게 앞서갈 수 있다고 말이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딱 정형화 돼있는 공부 비법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원리”라며 “각자 자신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원리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전한다.
황광일 강사는 학창시절 남들보다 공부하는 시간은 절반 이하였고 효율성은 두 배 이상을 거뒀다고 한다. 숙제는 바로바로 해서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였고,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시험 대비와 실전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웠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에 적은 노력으로 쉽게 성과를 얻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받아 적지 않았고 안 외워지는 것을 무한 반복하는 대신 그럴 듯한 암기법을 만들어보려고 했단다.
이러한 공부법은 게으름에서 비롯됐다고 황 강사는 말한다. 어디서 배워온 것이 아니라 공부를 힘들게 하기 싫었던 게으름으로부터 효율성, 즉 잔머리와 꼼수에서 파생됐다는 것. 더 게으르기 위해서 최소한만 부지런했고, 그 조금의 부지런 덕분에 많이 게으를 수 있었다고.
왜 이런 고민을 하고 효율을 따져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황광일 강사는 다이어트에 비유해 효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많이 운동을 해야 한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좀 더 쉽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런 방법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불필요한 데 힘을 아끼고 진짜 중요한 포인트에 집중할 수 있다. 그것이 비법”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암기과목 잘하는 법, 영어단어가 술술 외워지는 비법 등의 공부 비법서가 아니다.
황광일 강사는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부터 부여해준다. 이와 함께 자신의 강점을 찾는 법, 최소한의 부지런함이 필요한 이유, 무작정 공부가 아닌 효율을 높이는 공부법 등을 일러준다.
공부하라고 하기 때문에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닌 해야 할 이유를 찾게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근본적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황광일 강사의 공부에 대한 근본적 방법들은 그의 저서 ‘나는 게으르기 위해 부지런하다’에 담겼다. 232쪽, 북레시피,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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