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7일 당권 도전을 결심하고 다음주 초께 이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에 “이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이번 주는 좀 이르고 다음 주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당내 주자들과 잇따라 개별 회동을 가짐에 따라 출마 결단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당내 여론을 다각도로 수렴한 이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국난극복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출마를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도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며칠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다음주 전당대회 출마선언 보도가 나간 이후에는 “오늘은 아무 말씀도 안 드리겠다”면서도 “(보도가) 대체로 맞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전대 출마가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 행사를 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구체적인 시기와 형식, 출마 결심의 배경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출신이자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으로 지난 4·15 총선을 이끈 이 위원장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전 대표를 여유있게 누르며 ‘1등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각종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렸기에 총선 이후 행보로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의 차기 당 대표 출마 여부가 주목을 받아 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5년 2월 당 대표에 선출됐다가 2016년 1월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권에 도전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 당규상 대선 1년 전에는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6~7개월짜리 단기 대표에 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위원장은 당권 도전 여부를 숙고해 왔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견제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부담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지난주부터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을 각각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과 우 의원은 완곡하게 출마 강행 의지를 피력했기에 이 위원장은 막판까지 당권 도전 여부를 고심했지만 결국 쉬운 길만 걸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앞서 송 의원은 이 위원장이 당 대표 주자로 나서면 전당대회 출마 뜻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현재 구도대로라면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는 이 위원장과 홍영표·우원식 의원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이 만일 당권을 잡게 된다면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 왔던 ‘자기 세력화’를 공고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선택한 초대 총리이지만 이 전 총리는 당내 친문 핵심 세력과는 거리가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한다면 다음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도 우위를 굳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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