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드라마 작가 송정림이 썼다. 병으로 엄마를 떠나보낸 후 함께했던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의 시간들을 복기한다. 엄마를 위로하는 시간이 남은 시간들을 살아낼 자신을 위로하는 힘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엄마와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엄마와 안경점에 가기, 스마트폰 이모티콘 선물하기, 엄마 지인들에게 한 턱 쏘기, 건강 검진 같이 받기, 노래 플레이리스트 공유하기. 책에 실린 버킷 리스트는 무엇 하나 거창하지 않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다시 한 번 끌어안고 싶은 마음으로 써내려간 버킷 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슬픔과 애도에 중점을 두기보다 일상의 애정, 생활 속 사랑이 가지는 힘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240쪽, 1만4000원, 알에이치코리아.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에서 유시 파리카, 그레구아르 샤마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대표 사상가 25명의 논의를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책이다. 지난 20~30년 사이 지구에는 인수 공통 전염병, 기후 위기, 빅 데이터 감시 등 전례 없이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 인류의 삶과 행성 전체의 환경을 급격하게 뒤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의 많은 사상적 담론은 30년도 더 된 낡은 인식 틀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시대를 고찰하는 사상에 주목한 책이다. 신유물론(신유물론적 페미니즘), 존재론적 전회, 객체 지향 존재론, 사변적 실재론,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 미디어 고고학, 비판적 디지털 미디어 연구, 인간 너머의 지리학 등을 다뤘다. 김환석 국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외 21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328쪽, 1만8000원, 이성과감성.
    

 

◇백만장자 신데렐라 레슨
회사에 다니면서 사업을 꿈꾸는 여성들이 많다. 전업주부 중에도 자기 사업으로 돈을 벌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해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만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중학생 때부터 창업해서 돈을 벌어온 카렌 나쓰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 시간, 장소의 자유를 얻는 비법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백만장자 마인드를 기르는 법과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사업 전개하는 법 등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데렐라는 왕자의 선택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여성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거나 자신을 최고로 행복하게 만드는 능동적이고 자립적인 여성이다. 송경원 옮김, 208쪽, 1만3500원, 북바이북.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자본세 600년의 역사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그 자본주의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파고든 책이다. 자본주의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영국이 아니라 15세기 대서양의 섬에서 시작되었다는 관점에서 유럽과 신대륙의 역사를 다룬 다.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을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이었음을, 그 작동의 원리를 파헤친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싸구려로 만듦으로써 작동해왔다’는 저자들의 메시지는 기후 위기, 극단적 불평등, 금융 불안 같은 현재의 위기가 자본주의가 감춰온 비용이 비로소 우리에게 청구서로 날아들었음을 서늘하게 지적한다. 
이들 위기는 별개의 해법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총체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재구성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라즈 파텔·제이슨 W. 무어·홍기빈(해제) 지음, 백우진·이경숙 옮김, 348쪽, 1만8000원, 북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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