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늦춰진 ASF 피해농가 재입식…농민들 ‘허탈’
가을로 늦춰진 ASF 피해농가 재입식…농민들 ‘허탈’
  • 신민하
  • 승인 2020.05.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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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감염 야생멧돼지 사체 발견되는 강원 농가에 발병 사례 없는 점 주목해야”

 

정부가 여름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우려해 살처분 농가의 돼지 재입식 관련 절차를 9월에나 조건부로 진행키로 하면서 파주 등 접경지역 양돈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가들은 정부 발표대로라면 가을에도 재입식이 힘들 수 있다며 매달 수백만원의 이자비용으로 진퇴양난에 처한 농가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파주지역 양돈농가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8일 여름까지 ASF 살처분 농가의 재입식을 불허하는 내용이 담긴 ‘여름철 ASF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파주시와 강원 고성군 등 접경지역 7개 시·군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점과 봄철 출산으로 여름철 멧돼지의 활동량이 증가하는 점, 장마로 인해 하천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증가하는 점 등이 주된 이유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16일 파주 연다산동 양돈농가에서 처음 ASF가 발병한 뒤 다음달인 10월 9일까지 강화와 김포, 파주, 연천 등에서 잇따라 확진농가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추가 발병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가 여름 동안 양돈농가에서 추가 ASF 발병이 없을 경우 9월부터 재입식 관련 사전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히자 접경지 양돈농민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파주의 한 양돈농가 관계자는 “접경지 양돈농민들은 무인도에 갇혀 있는데 일주일 만에 온다던 배가 몇 달이 지나도 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에도 울타리 치고, 밖에도 울타리 치고... 하라는 것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정부 대응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파주지역 양돈농가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해놓고 또 어디서 ASF가 나오면 그 지역 다 살처분할 것 아니냐”며 “무더기 예방적 살처분이 방역이면 그렇게 쉬운 방역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고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근 ASF로 폐업을 신청한 농가에 대해 연간 출하 마리당 2년치 순수익금을 폐업지원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기는 했지만, 운영방식에 따라 보상액 차이가 크고 아직 세부 지침도 없어 지자체들도 신청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파주시 관계자는 “현재는 농가들이 재입식 전망을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며 “국내에 ASF 바이러스가 들어온 이상 재발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는 만큼 ASF 피해농가를 생각해 최대한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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